李총리 "日규제 철회땐 지소미아 재검토"…아베 "신뢰관계 훼손…韓, 약속 지켜라"

日 "내달 4일 재외공관 대상 원전 오염수 처리 설명회"

김영화 | 입력 : 2019/08/27 [21:40]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일을 하루 앞둔 27일에도 한일 양국은 기존 방침을 고수하며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 

양국 외교·통상 당국은 물론 국정 최고 책임자까지 나서서 서로에게 먼저 방침을 바꿀 것을 압박하고 있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한일 갈등의 결과가 `제도화`돼 장기전이 불가피한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정부는 일본에 경제보복 철회를 거듭 촉구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어 "한국은 약속을 지키라"며 밀어붙이는 일본과는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이다.

27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일본이 `안보상 신뢰 훼손`을 이유로 우리를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한 마당에 우리가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국익과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며 비난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민감한 군사 정보를 나눌 명분이 없다는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유를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이 총리는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11월 23일까지 약 3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다"면서 "그 기간에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한다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여전히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강조하면서 외교적 정당성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총리는 "일본 정부가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리라 믿는다.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 한일 양국 정부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도 말했다. 일본이 앞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가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개 핵심 소재 이외 품목을 개별허가 품목으로 전환하지 말라는 우회적 `경고`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에도 "우선 (한국에) 국가 간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싶다"며 대화보다는 한국에 대한 `대결` 의지를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을 방치하고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하는 등 국가와 국가 간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이 납득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당국 간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주한 일본대사관은 우리 정부가 답변을 요구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 일본 외무성이 다음달 4일 재외공관 대상 설명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니시나가 도모후미 주한 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초치해 우리 정부의 문의와 요구 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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