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러 제재 D-데이' 임박, 러시아·중국·인도 '불응'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8-06 12:17

푸틴, 8일 시한에도 우크라 공세 강화…중·인도, 100% 관세 위협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지속했다



트럼프트럼프 대통령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제재를 예고한 '디데이'가 임박했지만, 러시아와 주요 원유 수입국인 중국, 인도는 현재까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제재 시한인 오는 8일(현지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세를 오히려 강화했다.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고객인 중국과 인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00% 관세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매를 지속할 태세다.




2025년 5월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2025년 5월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의 제재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 목표를 관철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트럼프나 서방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을 완전히 장악해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는 '전쟁 목표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최근 전장에서 점령지를 꾸준히 넓히며 성과를 거두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 수뇌부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의 최전방 방어선이 2~3개월 내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목표 달성을 목전에 두고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여름 공세로 진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쟁을 멈출 명분을 찾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드론공격으로 발생한 화재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드론공격으로 발생한 화재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 더해 이미 3년 반 동안 이어진 경제 제재에 또 다른 추가 제재가 가해져도 심각한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러시아 내부의 시각도 존재한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위협이 고통스럽고 불쾌하지만, '재앙'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제재 부과를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뿐만 아니라 주요 원유 수입국인 인도와 중국 모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전쟁 중단을 압박하고자 러시아 원유 구매국에 100%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38%를, 중국은 47%를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13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2월13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에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뚜렷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 인도에 25%의 관세 부과를 통보했는데, 이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에 부과된 15% 관세는 물론,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의 19~20% 관세율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관세 발표 직후 연설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경제 자립'을 강조했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모디 총리가 지난 2월 백악관 방문 시 겉으로는 환대받았으나,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 구매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등 상대국 정상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함께 인도 정부 관계자가 해외 언론에 '러시아 원유 구매 권리'를 주제로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인도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크게 늘려, 전쟁 전 0.2%에 그쳤던 비중이 전쟁 후 35~40%까지 치솟았다.


중국 또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중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캐나다 금융 리서치업체 BCA 리서치의 수석 지정학 전략가 매트 거튼의 말을 빌려 "중국은 석유처럼 필수적인 자원의 안정적이고 확실한 공급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기에 러시아산 원유의 꾸준한 유입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며, 지난해 1억850만 톤을 들여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9.6%에 달하는 수치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이우창

기자

국일일보
등록번호인천, 가00036
발행일자2016-11-16
발행인정세균
편집인박병무
편집국장이우창
연락처1688-4157
이메일nuguna365@kukilnewspaper.com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 377 한독빌딩 3층
국일미디어주식회사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