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서 외교 총력전… "제네바 종전안 수정돼, 공정한 결과 나오면 트럼프 만날 것"
아일랜드 의회에서 연설 후 의원들과 인사하는 젤렌스키. AFP=연합뉴스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를 순방하며 외교적 지지 결집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BBC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을 방문해 마이클 D. 히긴스 대통령, 미할 마틴 총리와 잇따라 회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틴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을 "가장 험난하면서도 동시에 희망적인 시기"라고 정의하며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 종식을 위해 진지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종전안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영토 문제와 유럽 내 러시아 동결 자산 처리 등 몇 가지 난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동결 자산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국방과 재건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하에 미국이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각각 협상을 벌이는 '셔틀 외교'가 진행 중이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측과 회동한 데 이어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공동 기자회견 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틴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초기 미국 측 종전안이 러시아의 요구를 대폭 반영했다는 비판과 관련해, 지난달 23일 스위스 제네바 협상을 통해 수정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제네바 문서는 수정·보완되었다(refined)"며 미국 대표단의 방러 결과를 보고받은 뒤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결과가 '페어플레이'를 담보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아일랜드 의회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정한 평화 없이는 증오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종전 합의의 공정성을 역설했다. 다만 그는 별도 행사에서 "동맹국들이 전쟁에 지칠까 두렵다"며 미국의 관심 철회가 러시아의 목표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마틴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1억 2500만 유로(약 2100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1억 유로는 비전투 군사 지원, 2500만 유로는 에너지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군사적 중립국인 아일랜드의 우크라이나 비전투 군사 지원 총액은 이번 결정으로 2억 유로로 늘어났다. 마틴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유럽 가족의 일원"이라며 유럽연합(EU) 가입 지원 의사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주요국 정상 및 나토 사무총장과 통화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외교전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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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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