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기 힘든 금속 30종, 탄산수로 한 번에"... 상온 합성 기술 열렸다

이우창 기자

등록 2025-12-04 10:47

고온·고압 공정 한계 극복... UNIST, 저비용·친환경 나노 소재 양산 길 터



탄산수를 이용해 나노 입자를 형성하는 과정탄산수를 이용해 나노 입자를 형성하는 과정.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섭씨 수천 도의 고온이 필수적이었던 차세대 금속 소재 합성을 상온의 물속에서 1분 만에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이석빈 교수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정환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 미국 퍼듀대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다성분 금속 나노 입자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5가지 이상의 금속을 혼합한 '고엔트로피 소재'는 단일 금속보다 내구성과 촉매 활성이 뛰어나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금속 원자마다 크기가 달라 잘 섞이지 않는 탓에, 이를 강제로 결합하려면 고온·고압의 설비가 필요해 대량 생산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연구팀은 일상에서 접하는 탄산수의 원리에 착안해 해법을 찾았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생성된 탄산 이온이 서로 다른 크기의 금속 이온들을 붙잡아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만든 것이다.





왼쪽부터 조승호·이석빈·김정환 교수왼쪽부터 조승호·이석빈·김정환 교수. UNIST 제공

공정은 획기적으로 간단하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금속 원료를 넣은 뒤 1분간 젓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탄산 이온이 금속들을 체인처럼 연결해 가루 형태의 합금을 만들어낸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희토류인 네오디뮴(Nd)을 포함해 최대 30종에 달하는 금속 원소를 하나의 입자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제조 비용을 낮출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기술로도 주목받는다.


조승호 교수는 "극한의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다성분 금속 합성을 상온의 물속에서 구현해 공정 비용과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금속 조성의 제한이 없는 만능 소재 합성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에 지난달 21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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