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패전국 일본의 '재벌 해체법'이 모태… 동일인 지정 등 시대착오적 규제 폐지해야"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 (시진=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1980년 제정 당시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법을 무분별하게 모델로 삼아, 40년 넘게 국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부 교수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 기고한 정책 제안서를 통해 "법과 제도가 본래 취지를 잃고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재정비해야 한다"며 공정거래법의 전면적인 개편을 촉구했다.
최 교수는 공정거래법이 제정 당시부터 근본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법의 모태(母胎)는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가 도입한 일본의 '사적독점금지법'인데, 해당 법의 원본인 일본법은 패전국 일본의 재벌을 전쟁 원흉으로 규정하고 이를 해체하기 위한 칼날이었기에, 국가 대표 기업 육성이 필요했던 한국의 현실과 근본적으로 괴리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입법 근거에 대한 명확한 고찰 없이 일본의 규제 체계를 그대로 도입하면서, 성장의 주체가 되어야 할 한국의 대기업이 규제와 처벌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핵심 규제로는 '동일인(총수) 지정 제도'와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이 꼽혔다. 동일인 지정 제도는 기업 총수 개인에게 과도한 의무와 형사 책임까지 부과하는 제도로, 혈연 중심의 가문 경영 체제가 약화된 현시점에서는 타당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 교수는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자연인이 아닌 지주회사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혈연이 아닌 실질적 영향력을 측정할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기업 소속 공정거래법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제 역시 기부 문화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한국의 세계기부지수 순위는 지난 10년간 45위에서 79위로 급락했다. 최 교수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외부 감사 강화나 조세 혜택 관리 감독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최 교수는 낡은 규제의 틀에 갇힌 공정거래법이 새로운 경제 질서에 맞는 성장 촉진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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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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