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가 맞는데 왜 우리는 '썸머'에 끌릴까?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9-12 09:01

아이유 신곡부터 방송가까지… 현실과 멀어진 외래어 표기법, 원칙과 대중의 언어 습관 사이 딜레마를 짚어보다


                                                        ▲피에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발표된 가수 아이유의 신곡 제목 '바이, 썸머'를 계기로 외래어 'summer'의 올바른 한글 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서머'가 맞는 표기지만, 방송 프로그램, 축제, 상업 광고 등 실생활에서는 원어 발음에 가깝다는 이유로 '썸머'가 더 널리 사용되면서 규범과 현실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수 아이유의 신곡 '바이, 썸머(bye, summer)'가 발표되면서, 외래어 표기법 규범과 실생활 언어 습관의 오랜 충돌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상 올바른 표기는 '서머'지만, 대중에게 익숙한 표기는 '썸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가요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KBS 2TV 미니시리즈의 제목은 '마지막 썸머'이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대표 음악 축제 이름 역시 '원 썸머 나잇'이다. 각종 마케팅에서도 '썸머 세일', '썸머비치' 등 '썸머'라는 표기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대중이 '썸머'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원어민이 '서머'라고 발음하느냐"는 불만에서 알 수 있듯, 원어 발음과 더 가깝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어 발음을 중시하는 대중의 언어 습관과 달리,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제1원칙은 원어 발음의 정확한 반영이 아닌 '표기의 통일성'에 있다. 언어 사용의 혼란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원칙이 적용된다. 



2025 서울썸머비치2025 서울썸머비치 (사진= 안철수)


첫째, 된소리(ㄲ, ㄸ, ㅃ, ㅆ, ㅉ) 사용을 지양한다. '파리(Paris)'를 '빠리'로 적지 않는 것이 그 예다. 둘째, 받침은 'ㄱ, ㄴ, ㄹ, ㅁ, ㅂ, ㅅ, ㅇ' 7개만 사용한다. '로봇(robot)'이 '로봍'이 아닌 이유다. 셋째, '라디오(radio)'처럼 이미 굳어진 표기는 관용으로 존중한다.


이러한 원칙 때문에 '컨셉'이 아닌 '콘셉트', '쥬스'가 아닌 '주스', '삐에로'가 아닌 '피에로'로 적는 등 일상에서 혼동하기 쉬운 외래어 표기가 많다.


언어의 통일성을 위한 규범과 살아 움직이는 현실 언어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혀나갈 것인지, '서머'와 '썸머'의 공존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참고 자료

  1. 박태하, 『책 쓰자면 맞춤법』, 엑스북스(xbooks), 2015

  2. 중앙일보, '

    외래어의 된소리 표기', 2007.07.10

  3. 김세중(국립국어연구원), '외래어 표기와 된소리', 2015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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