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에 담긴 '2027년 대권 도전' 야망... 대선 앞두고 교인 1만 명 조직적 입당 정황도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지난 20대 대선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법정에서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공개됐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재판에서 공개된 회의록과 간부 간 대화 내용에는 청와대 진입과 공천권 확보를 넘어 2027년 대권 도전까지 논의한 사실이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19일 열린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통일교 고위 간부들의 회의록과 문자 내역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제20대 대선을 5개월 앞둔 2021년 10월 회의에서 통일교 측은 구체적인 정치 세력화 목표를 수립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간부는 "목표는 청와대 보좌진 진입이며, 두 번째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공천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다른 간부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안착한다면 2027년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정치적 포부를 드러냈다.
대선 후보 지원을 대가로 구체적인 보직을 요구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은 당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당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의 모습.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중이다. 연합뉴스
특검팀이 제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윤 전 부회장은 2021년 12월 "윤 후보 당선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된다"며 "크게 도우면 크게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대사, 영사 자리와 공천권 요구가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부회장은 법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개인적인 꿈을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조직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정황도 확인됐다. 통일교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들을 대거 당원으로 가입시켰다.
법정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진행 상황' 문건에는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전국에서 교인 1만 1,010명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는 집계 내역이 담겼다. 증인으로 출석한 엄윤형 세계본부 신통일한국처장은 해당 입당 프로젝트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지시로 이뤄졌음을 인정했다.
한편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지난 15일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서울본부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집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재판부는 확보된 증거들을 토대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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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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