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억대 한전 입찰 비리' 효성·현대·LS·일진 임직원 무더기 기소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1-20 14:43

가스절연개폐장치 시장 90% 점유한 대기업들의 카르텔... 검찰, 구속기소 등 엄정 대응



서울중앙지검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전력 설비 입찰에서 6,7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담합을 주도한 전력기기 업체들과 소속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대기업 4개사의 임직원 4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관계자 7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20일 밝혔다. 담합에 가담한 8개 법인 역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절연개폐장치 시장의 약 90%를 점유한 이들은 업체 규모에 따라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으로 역할을 나누고 입찰 물량을 배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7년 6개월간 총 6,776억 원 상당의 사업을 낙찰받아 최소 1,600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담합이 유지된 기간의 평균 낙찰률은 96%에 달했으나, 담합 종료 후에는 67%로 급락해 약 30%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검찰은 이러한 인위적인 낙찰가 상승이 전기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국민 경제에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대기업들은 과거에도 유사한 행위로 수차례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법인에 대한 과징금 등 실효성이 낮은 처벌에 그치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내며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조직적인 범행을 지속해 왔다.


당초 공정위는 지난해 일부 법인을 고발하면서 실무 임직원들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검찰은 강제수사를 통해 대기업 임직원들이 범행을 주도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검찰은 공정위에 세 차례에 걸쳐 당사자 고발을 요청한 끝에 이번 기소를 이끌어냈다.


검찰은 향후 한전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민·행정 소송 과정에서도 수사 증거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 경제와 물가에 직결되는 생활필수품 및 공공 설비 분야의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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