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 증강 비판하던 중국, 경제 보복 카드 역효과 우려…“현지 여론 타격 없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타스·EPA=연합뉴스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그간 일본을 상대로 전방위적 공세를 이어온 중국이 강경 기조를 고수할지, 혹은 현실적인 관계 재설정에 나설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NHK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은 중의원 단독 과반 의석 확보가 확실시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과에 대해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확고한 입지를 다졌으며, 그를 고립시키려던 노력이 실패했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선거 승리를 기반으로 방위력 강화 계획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이른바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일본의 재군사화 시도"라고 비난해온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일본을 겨냥해 민간과 군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압승이 중국의 대일 정책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이번 선거 결과는 중국의 경제적·외교적 압박이 일본 내 여론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주요 무역 파트너에 대한 경제 제재가 역효과를 낸다는 점이 입증됨에 따라 중국이 일본과 새로운 관계 설정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관변 학계와 전문가 그룹 내에서는 일본의 우경화 가속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략적 대응 방향을 고심하는 복합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팡중펑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학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확보한 압도적 지지 기반을 대중국 외교의 강력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이라며 "강경한 접근 방식만을 고수한다면 일본의 외교적 운신의 폭이 좁아질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양국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급격히 경색된 상태다. 중국이 수산물 금수 조치와 인적 교류 제한 등 전방위적 압박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만큼, 다카이치 체제 출범 이후 양국의 강 대 강 대치가 정면충돌로 이어질지 혹은 돌파구를 마련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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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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