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환경 정책 16년 전으로 회귀…글로벌 기업 ‘규제 혼선’ 비상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2-10 22:28

석탄 발전 부흥으로 AI 산업 전력 확보…주별 자체 규제 따른 법적 분쟁 우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6년간 미국 기후 정책의 법적 근거가 된 ‘위해성 판단’을 이번 주 전격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과 발전소 등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복수의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마련된 위해성 판단의 폐기를 이번 주 후반 공식 발표한다. 위해성 판단은 6가지 온실가스가 공중보건과 복지에 위협이 된다는 연방정부 차원의 결론으로, 그간 차량 연비 규제와 발전소 배출량 제한 등 미 기후 정책의 핵심 근거로 작용해 왔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연방정부 차원의 측정·보고·인증 의무가 사실상 사라진다. 발전소나 석유·가스 시설 등 고정 배출원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규제 완화의 법적 길을 여는 조치로 풀이된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최대 규모의 규제 혁파”라고 자신했다. 행정부 측은 이번 조치로 1조 달러 이상의 규제 완화 효과와 더불어 차량 1대당 2,400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차량 행렬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차량 행렬.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환경단체들은 즉각적인 소송을 예고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비영리 단체 환경보호펀드는 “기후 오염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핵심 수단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미국 국민을 더 위험한 공기 질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계는 연방 규제 공백을 틈타 각 주가 자체적인 강화 규제를 내놓을 경우 발생할 ‘규제 파편화’와 법적 분쟁 가능성에 주목하며 경영 불확실성 증대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가격 하락과 물가 안정을 위한 후속 조치도 병행한다. 오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가 화력발전소 전력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또한 오하이오, 켄터키 등 5개 지역 화력발전소에 시설 개선 자금을 지원해 석탄 업계 부흥을 꾀한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석탄 발전의 부활이 AI 산업을 위한 안정적 전력 공급과 에너지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핵심 동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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