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법정정년연장 연내처리 및 공무원 소득공백해소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9명이 법정 정년을 현행 만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20대와 30대 등 청년층은 정년 연장에 따른 일자리 잠식을 우려하며 실효성 있는 청년 고용 대책 마련을 선행 조건으로 요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부터 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정 정년 연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고용법상 현행 만 60세인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만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88.3%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찬성 여론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실질적인 은퇴 준비기에 접어든 40대(90.6%)와 50대(89.3%)에서 찬성 비율이 두드러졌다.
정년 연장을 찬성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국민연금 수급 공백에 따른 경제적 불안'(69.0%)이 꼽혔다. 이는 현행 만 60세인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만 65세 사이의 격차로 발생하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소득 절벽)'에 대한 대중적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수명 연장에 따른 삶의 질 향상'(50.7%),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른 숙련 인력 부족 해소'(39.8%) 순으로 집계됐다.
정년 연장의 구체적인 이행 방식으로는 '단계적 연장'(46.3%)을 선호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선택적 계속 고용'(37.1%), '정년 연장 제도 완전 폐지'(9.6%)가 뒤를 이었다.
다만 연령대별 선호도는 다소 엇갈렸다. 40대는 의무적 법 개정 방식(61.1%)를 가장 선호했으나, 20대는 기업 여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택적 고용 방식(44.0%)을 1순위로 꼽았다.
제도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2027년 1월 1일'(35.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028년 1월 1일'(23.9%), '2030년 이후'(20.3%) 순이었다. 국회의 법안 통과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37.4%)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노동시간 단축 및 직무 조정을 통한 임금 조정 수용'(48.9%)이 절반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만 61세부터 65세 대상 임금피크제 적용 수용'(25.7%), '기존 임금 및 근로 조건 유지'(15.4%) 순으로 조사됐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세대 간 갈등 우려도 확인됐다. 40대부터 60대 사이의 중장년층은 '중장년층과 청년층의 직무가 서로 달라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크지 않다'(42.7%)는 반응이 우세한 반면, 20대와 30대 청년층은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큰 만큼 청년 고용 대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36.0%)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국회와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정년 연장 도입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및 세제 혜택 확대'(50.6%)를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정치권과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공언했던 입법 시기보다는 약 6개월가량 지연되었으나, 조만간 관련 법안을 정식 발의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지난 4월 방송 출연을 통해 "정년 연장 논의가 이미 상당히 성숙한 만큼 노·사·정의 결단만 남은 상태"라며, 올해 상반기 내 결론 도출을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온라인 패널 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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