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용 방에 평균 9명 혼거, 어깨 맞대고 칼잠 자는 열악한 수용 실태
폭언·폭행 노출된 교도관… 5명 중 1명 '정신건강 위험군' 판정
법무부 "2026년 교정 혁신의 원년 선포, 치료·재활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
법무부는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사진=법무부 제공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 수용 거실(방) 앞 복도에 교도관의 날카로운 지시가 울려 퍼졌다. "곧 점호를 시작하니 모두 바르게 앉아달라"는 통제 수칙이었다.
취재진이 참관한 약 16.62제곱미터(5평) 크기의 혼거실은 성인 여성 12명이 들어서자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없을 만큼 좁아 일부 수용자는 벽에 등을 붙이고 무릎을 가슴까지 모아 앉아야 했다. 벽걸이 선풍기 2대가 작동 중이었으나 내부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1989년 개청해 2003년 현 위치로 이전한 청주여자교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전담 교정시설이다. 고유정, 이은해 등 강력사범이 대거 수용되어 대중적 관심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전국 교정시설 중 비교적 현대화된 편에 속하지만, 고질적인 과밀 수용 문제는 비켜 가지 못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 정원은 610여 명이나, 지난 17일 기준 실제 수용 인원은 742명으로 수용률 121.6%를 기록했다. 이날 취재진이 체험한 혼거실 역시 정원은 5명이지만 평균 9명이 생활하고 있다. 규정인원의 두 배에 가까운 인원이 한 공간을 쓰는 셈이다. 야간에 취침할 때는 어깨를 맞대고 모로 누워야 하며, 공간 부족으로 화장실 입구까지 사람이 누워야 겨우 수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교도소 내 67개 독방 중 절반가량도 공간 부족으로 인해 2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실제 독방 모습.사진=법무부 제공
독방조차 제 기능을 잃어버린 수용 공간의 포화는 고스란히 현장의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과밀 수용에 따른 밀집도 상승은 수용자 간 예민도를 높이고, 이는 교도관들의 관리 업무 가중과 안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야간 근무 시 교도관 18명이 전체 수용자를 관리한다. 교도관 1인당 담당하는 수용자가 40명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현장의 손 모 교도관은 "근무 중 수용자와의 마찰은 일상적이며, 흥분한 수용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잦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거실 벽지를 훼손한 수용자의 상태를 확인하던 교도관이 폭행을 당했고, 지난 3월에는 흥분한 수용자가 휠체어를 밀어붙이며 위협하고 교도관의 허리를 발로 차 전신 타박상을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교도관들은 규정상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무기를 소지할 수 없으며, 사태 발생 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대치하는 것이 전부라고 한탄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 기자단과 국내 최대 여성 전담 청주여자교도소 현장진단. 사진=법무부 제공
과도한 스트레스와 위험 노출은 교정공무원의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로 지표상 나타났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약 20퍼센트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들의 자살 계획 경험률은 일반 성인 평균의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약 1.6배에 달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스트레스의 주원인으로 과밀 수용으로 인한 가혹한 근무 환경과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지목했다.
교정당국은 열악한 수용 환경이 궁극적으로 재활 및 교화라는 본연의 목적을 흐려 재범률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사후 관리와 치료 중심의 교정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청주여자교도소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본질적 목표는 단순 격리가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여 국민 안전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여성 수용자 맞춤형 전문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대폭 도입하고, 유관 부처와 연계해 마약 중독 재활 및 실질적인 사회복귀 안전망을 구축하겠다" 밝혔다. 아울러 "2026년을 교정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현장 근무자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재사회화 중심의 사법 환류를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금지]
이우창
기자
-
"일할 인재 쓴다" 청와대 참모 개편 마친 이 대통령, '실용주의' 개각 예고
-
"언론과 자연마저 겨냥했나"… 이스라엘 공습에 무고한 민간인 희생 잇달아
-
호르무즈 빗장 풀렸다…미·이란 종전 합의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활기'
-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 19일 수보회의 주재…'선관위 개혁·인사검증' 정면 돌파
-
연준 '워시 쇼크'에 뉴욕증시 급락... 연내 금리 인상 공포 확산
-
이재명 대통령, G7서 "대립 대신 조화"... 공급망·AI 투트랙 공조 촉구
-
종전 서명했는데 배가 안 뜬다…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카드 만지작
-
"국민 향해 패가망신이라니"... 국힘, 서울경찰청 항의 방문해 '격돌'
-
450조 빅딜 움직임…트럼프와 이란의 물밑 '종전 청구서'
-
'선거 부실 사태' 후폭풍… 여야 정당 지지율 10개월 만에 역전됐다
-
정원 120% 초과 청주여교도소... 교화 대신 갈등 키우는 사법 사각지대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 수용 거실(방) 앞 복도에 교도관의 날카로운 지시가 울려 퍼졌다. "곧 점호를 시작하니 모두 바르게 앉아달라"는 통제 수칙이었다. 취재진이 참관한 약 16.62제곱미터(5평) 크기의 혼거실은 성인 여성 12명이 들어서자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없을 만큼
-
"망설이지 말고 가슴 압박을"...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기적 만든다
국내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환자를 목격한 일반인의 신속한 초기 심폐소생술(CPR) 시행 여부가 생존율과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환자의 생존율은 미시행 대비 약 2.7배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상반기(1~6월) 발생한 급성심장정지 환자 1만 6229건 중 98.9%인
-
"충분한 예산 두고 투표지 왜 줄였나"…선관위 예산 부실 집행 파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1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량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7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선거인수의 110%를 기준으로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총
-
현대전 판도 흔드는 '드론 게임체인저'…남북 '무인 무기' 전면전 돌입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서 무인기(드론)가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에 주는 함의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미·이란전에서 나타난 드론전의 핵심은 저가 드론이 고가의 적 방공망을 소진시키는 '가성비(비용 대비 효과)' 무기로서의 가치다. 이란은 대당 2만 달러(약 3,000만 원) 상당의 '샤헤드-136' 자폭 드론과
-
비자 있어도 쫓겨난 소말리아 심판... FIFA, 이례적인 '급여 전액 보전' 결정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차 미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된 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아르탄 심판에게 당초 약정된 급여 전액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ESPN은 15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FIFA가 입국 거부로 월드컵 심판 명단에서 제외된 아르탄 심판에게 경기 배정에 따른 급여 전액을 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025년
-
북러 밀착 가속화…김정은, 러시아 국경일 맞춰 동맹 의지 재입증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한 축전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관계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치며 진실하고 헌신적인 동지적 신뢰 관계, 동맹관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는 양국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의무와 정의의 이념에 충실함으로써 획득한 자부할 만한 결실"이라며 "우리의 선택이
-
증시 '빚투' 열풍에 가계대출 7조 폭등…1년 9개월 만에 최대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주식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 급증 영향으로 7조 원 가까이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른바 '빚내서 투자(빚투)' 열풍과 가정의 달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5월 말 기준 1181조 8000억
-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정점식... '7표 차 신승'이 남긴 세력 재편 예고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당권파 3선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이 선출됐다.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한 지 닷새 만에 원내사령탑으로 복귀한 정 의원은 치열한 접전 끝에 당선됐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거 결선 투표에서 정 의원은 총투표수 103표 중 55표를 얻어, 48표에 그친 4선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을 7표 차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
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27명 검·경 드림팀 '선관위 정조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다. 대검찰청은 9일 "검찰과 경찰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된 사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검찰 12명, 경찰 15명
-
시진핑 방북 임박, 북중 혈맹 결속으로 신냉전 전선 강화하나
북한이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해 최고 수준의 국빈 의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방북을 북중 동맹의 복원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자국의 체제 발전상을 과시하는 기회로 활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방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거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을 지닌다는 점과 오는 7월 11일 '북중우호협력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