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임 전례' 이틀 앞두고 전격 행보, 정면 돌파 의지 피력
지선 패배 책임론 일축…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공동체' 강조
김민석·송영길 출마 임박에 친청-친명 계파 갈등 최고조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전격 사퇴했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던진 사퇴 카드는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 연임 도전을 위한 공식 수순으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당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서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적으로 8월 17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임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사퇴한 것은 사실상 연임 도전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의 사퇴 타이밍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4년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당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 이틀 전에 사퇴한 전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전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최근 친명(친이재명)계 비당권파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및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정 전 대표의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그러나 정 전 대표는 연임 도전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지선 직후 결과를 "전국적인 큰 승리"라고 자평한 바 있다. 이번 사퇴는 불출마할 경우 격전지 패배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로 분석된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선 결과를 '국민의 경고'로 평가한 이후, 정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책임 정치와 큰 그릇론을 언급한 데다,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 배웅 길에 정 전 대표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 이탈설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이에 대해 정 전 대표는 본인의 불출마가 자칫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역으로 출마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권을 놓지 않겠다는 권력 의지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임기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과의 밀착을 한층 강조했다. 17분간의 발언 동안 '이재명'을 총 36회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 성과가 실로 지대하다"며 "일 잘하는 대통령에게 성원과 박수를 보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저는 정치적 운명공동체이자 한 몸 공동체"라며 "이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끝까지 지킨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지선 평가 등을 두고 당청 균열 조짐이 보이자,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는 여당 대표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1인 1표제 도입과 검찰개혁 완수"를 약속하며 본인의 핵심 기반인 강성 지지층을 향한 구애도 잊지 않았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중국 칭화대를 방문해 당서기 및 법학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정 전 대표는 최고위 직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의 평산책방 부스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격적인 만남은 친명계의 공세 속에서 친문(친문재인)계 표심까지 끌어안으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의 연임 도전이 가시화되면서 민주당 당권 경쟁은 다자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대항마로 나설 예정이다.
중국을 공식 순방 중인 김 총리는 후임자인 한성숙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및 국회 본회의 인준 절차가 매듭지어지는 즉시 당으로 복귀해 출마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다. 김 총리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정 동력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국회의장 특사로 미국 방문 중인 송 의원 역시 귀국 직후인 오는 28일 전북 전주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전주는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친청계 공천에 대한 반감이 확인된 지역이다. 송 의원은 이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조율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16일 오후 전남 보성군 다비치콘도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와 송 의원이 친명계를 결집해 '반(反)정청래 연대'나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에 따라 친청(친정청래)계 당권파와 친명 비당권파 간의 세력 대결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최고위에서도 격돌이 일어났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문제와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다"고 정 전 대표를 직격하며, 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차기 최고위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배의 선장이 둘일 수 없다"며 "지도부는 대통령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성공을 돕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 전 대표의 측근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장이고, 민주당호의 선장은 정 대표"라고 즉각 반박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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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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