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껴야" 정청래의 연대론 vs "품격과 청년" 김민석의 쇄신론 정면 충돌
송영길 "대통령 공격하는 당대표가 어딨나" 친명 지도부 향해 직격탄
친명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 확산… "갈라치기 멈추고 지지자 간 혐오 지양해야"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28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이 더불어민주당 내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8·17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노선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유 작가의 주장을 두고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온도 차를 보이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 전 대표는 '범진보 세력의 통합'에 방점을 찍은 반면, 김 총리는 '외연 확장은 민주당의 역사'임을 내세워 유 작가를 정조준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전북 정읍시 아우름캠퍼스에서 열린 전북지역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전 대표는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의 주장과 관련해 "지금은 먼저 서로 말을 아껴야 할 때"라며 "그 부분은 듣고 보는 분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통합과 연대, 민주적 국민 정당으로 진화해온 민주당의 역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안의 통합이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또한 "윤석열 정권을 옹호하는 내란 세력을 제외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통합과 연대를 고민하고 논의할 때"라며 "지방선거에서 증명되었듯 통합하면 이겼고 분열하면 패배했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등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연대냐는 질문에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통합할 것은 통합하고 연대할 곳은 연대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8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반면 정 전 대표와 함께 워크숍에 참석한 김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 세력의 중심을 지켜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가치이며 앞으로도 지속해야 할 과제"라며 유 작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여권 핵심 지지층의 이탈 우려에 대해서는 "핵심 지지층은 민주 진영의 성공을 위해 일관된 지지를 보내는 분들을 뜻한다"며 "현재 지지층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김 총리는 "민주당의 대혁신이 필요하다"며 "정책 정당 및 당원 주권 정당으로의 도약을 기본으로 품격 있는 문화와 청년 중심의 새로운 화두를 제시해야 한다. 과감한 청년 협치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청년들과 대화하며 이를 당에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28일 전북 전주 코오롱스카이타워에서 열린 '전북 민주당 평당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사람은 워크숍 축사에서도 대조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총리는 "개혁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넓고 과감하게 판을 바꿔 일관되게 승리해야 한다"며 "같으면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며 좁으면 확장하는 판을 만드는 것이 당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축사에 나선 정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꽃피워야 하는 사명이 있다"며 "잘나고 못난 선후배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맞섰다.
같은 날 전북 전주에서 평당원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 송영길 의원도 논쟁에 가세했다. 송 의원은 "민주당이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며 "축구도 운동장을 좁게 쓰면 창조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 결국 패할 수밖에 없다"고 비유했다.
특히 정 전 대표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입장을 겨냥해 "마치 이것이 안 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정권을 빼앗기면 모든 것이 원상회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의를 가지고 대통령을 설득해야지, 이를 공격 무기로 삼는 집권여당 대표가 어디 있느냐"며 "대통령을 성급하게 공격하고 당무 개입을 운운하는 것은 경솔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의 사당화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내부 분열로 대통령이 무너지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지켜내자"고 당부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유시민 작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6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기조에 따른 외연 확장 행보를 '재건축'에 비유하며, "지지자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고 비판해 논쟁의 단초를 제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 친명계를 중심으로 유 작가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정진욱 의원은 SNS를 통해 "프레임으로 민심을 왜곡하고 갈라치기하는 행태"라고 직격했다. 이건태 의원 역시 "지지자 간 혐오성 비난과 갈등 조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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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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