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난동, 전광훈 목사 '명확한 지시' 정황 포착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8-06 19:37

경찰,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국민저항권 선포' 강조하며 서부지법 이동 지시…물리적 충격 정당화 주장 담겨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 발언하는 전광훈 목사경찰이 올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는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나온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대상으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신앙심을 악용한 가스라이팅과 지시'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찰은 영장을 통해 "전 목사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모 씨와 윤모 씨를 특임전도사로 임명한 뒤, 그들의 신앙심을 이용한 심리적 지배 아래 두었으며, 지시에 따른 대가로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또한 경찰은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최측근에게 내려진 명령이 윤씨와 이씨 같은 '행동대원'들에게 전달되는 지시·명령 체계를 전 목사가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영장에는 법원 난입 폭동 사태를 촉발시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명확한 지시가 내려진 정황도 담겼다. 경찰은 전 목사가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월 18일 주최한 집회에서 "국민저항권 선포를 완성한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참가자들이 서부지법으로 향하도록 집회 진행을 지시했다"고 파악했다.


또, 서부지법의 구속영장 발부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부추겼으며,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저항권이라는 명목으로 국가기관이나 그 기능에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행위마저 정당하다는 주장을 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그동안 판사에 대한 전 목사의 공격적인 언사가 사실상 지령과 다름없었다고 보았다. 명시적인 지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씨와 이씨 등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물리력을 행사하여 공권력에 저항하라'는 지령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전 목사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윤씨와 이씨는 실제로 서부지법에 난입했으며,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3년을 선고받았다. 사랑제일교회 등은 이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가담하여 재판을 받은 이들에게 변호인 선임 비용과 영치금을 지원했다.


전 목사 측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영장 내용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이들은 "전 목사가 (윤씨와 이씨에게) 구체적으로 '습격하라'고 지시한 증거가 없으니, 가스라이팅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가설을 세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장에서 '행동대장'으로 지목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광화문 집회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혜식 대표와 유튜브 채널 '홍철기TV'의 홍철기 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은 불법집회에 가담한 적이 없으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진정한 배후는 따로 있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당시 법원 앞이 아닌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으로 집회 장소를 옮긴 상태였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 소요 발생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원 앞에 머물며 불법 집회를 옹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윤 전 대통령 지지단체 '국민변호인단' 관계자들이 '진정한 배후'라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의 방향이 잘못됐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 대표는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이 끝나는 대로 소환조사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임하겠다"고 천명했다.



경찰, 전광훈·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경찰이 올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는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 경찰 병력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1과는 이날도 교회 인근 관계자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속했다. 전날 발견된 사제 금고를 열기 위한 시도였으나, 금고는 텅 비어있었다. 교회 측은 "해당 금고는 과거 교회 이전을 위해 준비하던 건물의 응접실에서 발견된 것으로,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며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없어 전문 업체를 불러 개방한 결과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등의 혐의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 신혜식 대표 등 7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 목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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