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브레시 스캔들' 여파 계속… 정치 시스템 붕괴 위기 직면
지난 6월 취재진에 둘러싸인 마르틴 비스카라 전 페루 대통령 (사진= AFP 연합뉴스)
페루에서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이 추가로 수감되면서, 전직 대통령 4명이 한 교도소에 동시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페루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와 극심한 불안정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으로 남게 됐다.
페루 교정청(INPE)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을 바르바디요 교도소로 입감 조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법원은 비스카라 전 대통령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모케구아 주지사로 재임할 당시, 특정 건설사에 공사 수주를 몰아주는 대가로 230만 솔(약 9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 5개월의 예비 구금을 명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로 물러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의 후임이었다. 그 역시 '도덕적 무능'을 이유로 임기를 8개월 남기고 2020년 11월 탄핵당했는데, 당시 탄핵의 주된 사유 또한 이번에 기소된 주지사 시절의 뇌물 수수 의혹이었다.
이로써 '전직 대통령 감옥'으로 불리는 바르바디요 교도소에는 이미 수감 중인 3명의 전직 대통령에 더해 비스카라까지 총 4명이 자리하게 됐다.
현재 수감 중인 다른 전직 대통령들의 혐의도 심각하다. ▲알레한드로 톨레도(2001~2006년 재임)는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약 487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오얀타 우말라(2011~2016년 재임) 역시 같은 회사로부터 약 42억 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 재임)는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 실패, 반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바르바디요 교도소에 수감된 첫 전직 대통령은 알베르토 후지모리(1990~2000년 재임)로, 그는 재임 시절 자행된 학살과 납치 등 반인권적 범죄로 죗값을 치른 바 있다. 연이은 전직 대통령들의 비리와 수감은 페루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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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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