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앞두고 B-2·F-22 동원…'힘을 통한 평화' 연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국 도착 맞아 비행하는 美 스텔스 폭격기 편대 (사진= 알래스카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마주한 알래스카의 미군 기지 활주로가 순식간에 미국의 최첨단 군사력을 과시하는 무대로 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자신의 철학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노골적으로 연출했다.
15일(현지시간)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회담장으로 향하는 붉은 카펫을 밟는 순간, 상공에서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소리의 정체는 미 공군의 핵심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와 이를 호위하는 최신예 F-35 전투기 4대의 편대 비행이었다.
두 정상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푸틴 대통령의 표정에는 복잡한 심경이 스쳤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가볍게 손뼉까지 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정상이 걷는 카펫 양옆으로는 '세계 최강 전투기' F-22 랩터 4대가 위용을 드러내며 지상에 도열해 있었다. 법으로 수출이 금지된 미 공군의 비밀병기가 회담의 배경이 된 것이다.
미 공군 F-22 전투기가 도열된 활주로 무대에서 악수하는 트럼프와 푸틴 (사진= 알래스카 UPI 연합뉴스)
이날 활주로 환영식은 철저히 계산된 '무력시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B-2 폭격기는 지난 6월 이란 핵시설 기습 폭격에 투입돼 초대형 벙커버스터(GBU-57)를 투하했던 바로 그 기종이다. 핵무기 탑재까지 가능한 이 폭격기를 푸틴 대통령 도착에 맞춰 동원한 것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장면을 두고 "트럼프는 그의 대통령직의 '사실상 연출가'"라며 "비행 편대와 푸틴과의 악수, 레드카펫을 함께 걸어가는 장면은 철저히 준비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단 몇 초 만에 미국 국력의 가장 눈에 띄고 가장 시끄러운 상징물을 과시했다"고 덧붙였다.
집권 2기 내내 군사력 증강을 통한 압도적 우위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 그의 '힘을 통한 평화'가 푸틴 대통령과의 이번 담판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알래스카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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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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