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법원,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자의적 해석에 철퇴… 법적 다툼 대법원으로
트럼프 대통령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대부분의 관세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항소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대통령의 무역 관련 권한에 중대한 제동을 건 판결로,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특정 관세들이 위법이라는 하급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들 중 어떤 조치도 명시적으로 관세나 그와 유사한 것을 부과할 권한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의회의 입법 의도를 지적하며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법은 '관세'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는 절차적 안전장치도 없다"고 판시하며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에 우려를 표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5월 28일 국제무역법원(USCIT)이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행한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한 데 대해 정부가 항소한 사건이다.
소송 대상이 된 관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며 지난 2월 펜타닐 등 마약 유입을 명분으로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에 부과한 관세와, 4월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다. 다만, 철강·알루미늄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는 이번 소송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는 별개로 워싱턴 D.C.의 또 다른 법원에서도 IEEPA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덧붙였다.
1977년에 제정된 IEEPA는 본래 적국에 대한 경제 제재나 자산 동결 조치에 주로 사용되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무역 불균형 해소', '제조업 경쟁력 쇠퇴 방지', '마약 밀반입 차단' 등을 이유로 이 법을 광범위한 관세 부과에 활용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판결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재판부를 "정치 편향적"이라고 비난하며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 관세가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더 이상 거대한 무역적자, 다른 나라들이 부과한 불공정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감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도움 아래 우리는 그것(관세)들을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트럼프 시대의 '관세 전쟁'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최고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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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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