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군사적 안보 보장 공식화... 트럼프는 '러시아산 석유 금수'로 압박 동참 촉구
군사 계획은 '전략적 모호성' 유지... 젤렌스키는 푸틴과 '담판' 재차 촉구
4일 파리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 (사진= EPA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정 체결 시 유럽 주축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해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를 위한 구체적인 군사적 보장 방안이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공식화된 것으로, 향후 분쟁 해결 과정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참여국 정상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우크라이나의 미래 안보를 서방 동맹국들이 직접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방어적 성격의 안보 지원 임무"... 30여 개국 참여 속 합의 도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국가가 주축이 된 26개국이 휴전 또는 항구적 평화가 달성되는 즉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의 군사적 주둔 유지 또는 파병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군사력의 목적이 "결코 러시아와 전쟁을 수행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으며, 러시아를 자극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보장하는 방어적 성격의 안보 지원 임무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공동 주재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30여 개국 동맹국 정상 및 고위급 대표가 대면 또는 화상으로 참석해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미국 대표로는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오전 11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안보 보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오후에는 약 1시간 30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회의 결과를 상세히 공유하며 미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기자회견하는 젤렌스키·마크롱 대통령령 (사진= EPA 연합뉴스)
트럼프, '러시아산 석유 즉각 수입 중단' 유럽에 강력 촉구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인 지원 확답이 "수일 내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몇 주간 관련 논의에 깊숙이 참여해왔으므로 미국의 참여 여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제 남은 과제는 미국과 함께 계획의 세부 사항을 마무리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유럽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을 통해 연간 11억 유로(약 1조 7,9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도 역설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류는 회의에 참석한 다른 정상들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대해 "우리가 제재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특히 경제적 수단을 총동원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고갈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향후 24시간 내에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했다.
젤렌스키·푸틴 대통령 (사진= AFP 연합뉴스)
군사 계획은 '전략적 모호성' 유지… 젤렌스키, 푸틴과 회담 재차 촉구
마크롱 대통령은 안보 보장군의 구체적인 규모, 지휘 체계, 작전 계획 등 핵심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에 우리의 계획을 노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과거 파병에 신중론을 보였던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등도 26개 기여국에 포함되었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각국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참여할 것"이라면서 직접 파병 외에 나토(NATO)의 틀 안에서 기지를 제공하는 등의 다양한 기여 방식을 예로 들었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안전보장 협정의 구체적인 구조는 현시점에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영국 총리실은 별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며, 군사 지원과 안보 보장 논의가 동시에 긴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정상회담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그는 "푸틴과의 회담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러시아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시간만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모스크바에서의 회담을 제안한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회담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그는 "러시아가 회담 자체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성숙한 지도자들의 회담은 전쟁의 완전한 종식이라는 결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국민은 '찬성', 전문가는 '반대'… '독자 핵무장' 둘러싼 동상이몽
-
'채상병 영장 기각' 불똥, 조희대 사법부로… 민주당 공세 격화
-
트럼프, 韓·日·中 연쇄 정상회담…'투자 청구서' 내민다
-
이 대통령, CNN서 '줄다리기 외교' 구상 "북미 대화 환영, 한중 관계 관리"
-
'트럼프 회담 취소'에 美·EU '추가 제재'…러 "전쟁 행위" 강력 반발
-
테슬라 'AI5' 칩, 삼성전자도 참여... 실적 발표 후 주가 3.8% 하락
-
'집값'이 발목 잡았다…한은, 기준금리 3연속 2.50% 동결
-
'전자 기록' 열람은 위법수집증거인가?
-
'여자 아베' 다카이치, 아베 숙원 '전쟁 가능 국가' 드라이브
-
한미 관세 협상 '청신호'…미, '전액 현금 투자' 요구 사실상 철회
-
뇌졸중, 4.5시간의 골든타임! 1분 1초가 생명이다
국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가 손상되는 중증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1분마다 약 200만 개의 뇌세포가 손상되므로, 증상 발생 시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경색과 뇌출혈…증상 나타나면 즉시 병원 찾아야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국내 환자의 약
-
인천 복지 '숙원' 풀렸다... 사회복지회관, 2028년 학익동에 새 둥지
인천시(시장 유정복)는 '인천사회복지회관 이전 건립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 시민과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현재 남동구 간석동에 위치한 사회복지회관은 1996년 준공돼 건물 노후화, 공간 협소, 주차 공간 부족 및 접근성 문제로 지역사회의 개선 요구가 컸다. 현재 28개 사회복지 기관·단체가
-
'100억 잭팟' 터졌다… 대구 'FIX 2025', 700만 달러 수출 계약 성과
대구시는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5)' 이틀째인 23일 엑스코에서 'FIX 혁신상' 수상기업 30곳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로봇, AI 분야에서 '최고 혁신기술상' 9개 사와 '혁신상' 21개 사가 선정됐다. 최고 혁신기술상에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오토노머스에이투지(레벨4 자율주행차 '로이'),
-
KBS '서라벌 1000', 첨단 기술로 재현한 '가상 서라벌' 공개
KBS대구방송총국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기념해 특별기획 '서라벌 1000'을 오는 26일 KBS 1TV를 통해 전국에 동시 방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경주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AI와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신라 왕경 유산의 모습을 '디지털 헤리티지' 형태로 선보인다.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인 김지교 대표와 양정석
-
18~59세 3명 중 1명 '연금 사각지대'…정부, '노후 구멍' 메우기 착수
18세에서 59세 사이 국민 3명 중 1명이 노후에 국민연금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는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으로 보험료 납부를 유예한 '납부예외자'와 장기 체납자를 합친 '협의의 사각지대' 인원만 335만 명에 달했다. 여기에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까지 포함한 '광의의 사각지대'는 1천만 명에 육박했다.
-
尹 "상현에 얘기할게" 녹취록과 배치…특검, 尹부부 '정치자금법 위반' 기소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의 '윤석열 캠프' 이력을 거론하며 힘을 실어준 정황이 확인됐다. 24일 확인된 2022년 5월 10일자 공관위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윤 전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공헌한 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창원
-
APEC 계기 타결 '빨간불'…한미 관세협상, 핵심 이견 여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워싱턴DC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인천공항에서 24일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타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김 실장은 "(APEC 이전) 추가 대면 협상 시간은
-
'월급 떼먹는 사장' 철퇴… "밀린 임금, 3배로 갚아라"
오늘(23일)부터 근로자 임금을 고의로 체불한 사업주에 대해 체불액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상습적인 임금 체불을 근절하기 위해 마련된 개정 근로기준법이 이날(23일)부터 본격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개정법은 '상습 체불 사업주'의 기준을 명확히 규정했다. ▲직전 1년간 3개월분 이상의 임금을 체불했거나 ▲5회
-
北 "극초음속 비행체 400km 성공" vs 韓 "350km, 변칙기동 없었다"
북한이 22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이달 초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발사는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로 남한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이달 말 열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전날 새로운 무기체계인 극초음속비행체 두 발을
-
김건희 여사 재판, 핵심 증인 2인 증언 '주목'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건희 여사의 공판이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증인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혐의를 부인했다.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대가로 김 여사에게 총 58회(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특검팀의 공소 사실에 대해 "총 14건을 전달했고 비공표 여론조사는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