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수년 걸리는 사업" vs 박 의원 "착공 전무, 시민 기만"…성과 측정 기준 두고 팽팽한 대립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지역을 찾아 대상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주택공급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의 실질적 성과를 두고 오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박 의원이 착공 실적 부재를 지적하며 '오세훈식 주택공급의 한계'라고 비판하자,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빵 찍어내듯 하는 것으로 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 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주민 의원의 비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개발, 재건축이 빵공장에서 빵 찍어내듯이 주택을 찍어내는 것으로 아시는 분이 계신다"고 운을 떼며, "18.5년 걸리는 것을 신통기획으로 13년까지 줄여놓았더니 왜 아직 성과가 없냐고 묻는 무지함에 기가 막힌다"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장기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그는 "착공은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후 많은 우여곡절 끝에 조합원 모두 이사 나가고 비로소 철거 후에 하는 것이어서 앞으로도 수년 더 걸린다"고 설명하며, "이미 152곳 정비구역을 지정해 21만 호 이상의 주택 공급 토대를 마련했는데, 공급 속도 운운하는 것을 보니 주거정비사업의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은 비판의 화살을 전임 시장과 민주당으로 돌렸다. 그는 "전임 시장 10년 동안 400곳 가까운 정비구역을 취소해 향후 20여 년간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을 모두 없앨 때는 어떤 역할을 하셨나"라고 반문하며 "민주당이 정비사업, 주택 문제를 거론하는 건 자충수가 될 뿐이니 삼가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 시장의 주택공급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 시장이 2021년 취임과 동시에 2025년까지 24만 호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사업인가 기준 예상 공급 규모는 1만여 세대에 불과하다"며 "착공 기준으로 보면 신통기획 공급 세대수는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사업 곳곳에서 불거진 주민 갈등과 사업성 논란은 오세훈식 공급 정책의 명백한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공허한 약속으로 시민을 기만할 것이 아니라, 남은 임기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깊이 성찰해야 할 시점"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공약은 신통기획 등을 통해 '구역 지정' 기준으로 2026년 6월까지 27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152곳, 약 21만 호에 대한 구역 지정을 완료했으며, 내년 6월까지는 공약 목표를 116% 초과하는 31만 호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이 도입한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의 초기 단계에 공공이 개입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통상 5년이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번 논쟁은 정책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한 여야의 근본적인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향후 서울시 주택 정책의 향방과 신뢰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차가운 美 구금시설의 韓 근로자 300여 명… 영주권자까지 체포
-
'빵공장' 설전에 드러난 시각차…오세훈-박주민, 신통기획 놓고 정면충돌
-
조지아發 '한인 체포' 쇼크, 韓 정치권 강타…'책임론' 공방 격화
-
'장갑차·헬기까지 동원'…美,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급습해 475명 체포
-
헌법 89조의 벽…'검찰총장' 명칭 변경, 위헌 논란 재점화
-
충격 폭로: 美 네이비실, 2019년 北 침투 작전 중 민간인 사살...트럼프 행정부 은폐 정황
-
'징벌적 손해배상' 칼 빼든 민주당…유튜브·1인 미디어도 정조준
-
신냉전 구도 속 韓 외교 '고립' 위기…북중러 '삼각 동맹'의 함의
-
서방 26개국,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견 전격 합의... 안보 보장 첫 공식화
-
야권, '초강력 3대 특검법' 단독 처리 강행…정국 '시계제로'
-
법원, '선거방송심의' 판단 기준 제시... MBC 라디오 징계 취소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렸던 징계가 부당하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 판결했다. 법원은 해당 방송을 '선거방송'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24일 MBC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심의
-
오후 4시 커피 금지!"…한 회사 공지가 불 지핀 '수면권 논쟁'과 디카페인 열풍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 앞. '카페인은 제거하고 원두 풍미는 그대로'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입간판이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카페는 다른 메뉴가 아닌 오직 '디카페인 커피'만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있었다. 카페 내부 키오스크에서는 디카페인 콜드브루를 활용한 아메리카노와 라테는 물론, 1리터 대용량 제품까지 판매 중이었다. 가격은 일반
-
美 SEC, 가상자산 '세이프 하버' 도입 검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규제 및 처벌' 중심에서 벗어나, 가상자산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합법적 성장을 지원하려는 SEC의 새로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
기록적 폭염과 극심한 가뭄, 2025년 여름 '기후 재앙' 경고
기상청이 분석한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는 역대급 폭염과 함께 집중호우와 극심한 가뭄이 공존하는 등 기후 양극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열대야는 장기간 이어졌다. 기상청은 지난 4일,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대비 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역대 1위 기록한 평균기온과
-
법 비웃는 불법 사금융, 올해 피해 역대 최고치 우려
서민과 청년 등 사회적 약자의 절박함을 파고드는 불법 사금융 범죄가 최근 3년 사이 두 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이 4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부업법·채권추심업법 위반 사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법
-
국회 문턱 넘지 못한 특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재시도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이 야당의 강력한 반발로 전날 영장 집행에 실패한 지 하루 만인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차 시도했다. 특검팀은 핵심 증거 확보를 위해 영장 집행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검팀의 이번 압수수색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
미 법원, 구글 손 들어주다…'AI 시대' 반독점 소송 분수령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의 시장 독점적 지위를 해소하기 위해 미 법무부가 제안했던 '회사 분할'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법원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시장 환경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는 점을 판결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
베이징 가기 전 ICBM 기지로…김정은의 '계산된 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핵심 연구 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기존 ICBM의 성능을 뛰어넘는 신형 고체 연료 엔진 개발을 보고 받고, 개발 사실과 실전 배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
K-유니콘 육성 프로그램 순항…글로벌 시장 선도할 예비유니콘 15개사 신규 선정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예비유니콘 기업 15개사가 탄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는 1일,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 대상으로 이들 유망 중소기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혁신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이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
온라인 쇼핑 23조 시대, '먹거리·자동차'가 이끌었다
지난 7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23조 원을 돌파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음식료품과 음식 서비스 등 먹거리 관련 소비와 자동차 및 관련 용품 판매가 급증하며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7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쇼핑 총거래액은 23조 3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