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집을 무너뜨려도 다시 지으면 됐지만..." 끝 보이지 않는 가뭄에 시민들 절망감 호소
[현장] 물난리·불난리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가뭄에 지친 강릉 시민
숱한 재난 겪었지만, 기록적 가뭄에 고통…주말 비 소식에 기대감
강원 강릉지역에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일 오후 강릉시 교동 솔올택지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가 유례없는 가뭄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2002년 태풍 '루사'가 몰고 온 기록적 폭우나 2023년 경포 일대를 폐허로 만든 대형 산불 등 숱한 재난을 이겨냈지만, 이번 가뭄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과거 어느 재난보다 더 큰 두려움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2002년 강릉 루사 (사진= 연합뉴스)
과거의 재난은 피해 규모가 막대했어도 며칠, 몇 주면 지나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고 바닥을 드러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번 가뭄은 시민들의 일상을 서서히 메마르게 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시민은 "태풍은 집을 무너뜨려도 다시 지으면 됐고, 산불은 잿더미라도 치우면 새싹이 돋았다"며 "가뭄은 매일 물이 줄어드는 걸 지켜보는 게 더 괴롭다"고 말했다.
2023년 4월 강릉 경포 산불 (사진= 연합뉴스)
가뭄 장기화로 생활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생수로 세안하고, 식사는 일회용품으로 해결하며, 빨래는 계속 미루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제한 급수가 시작되면서 시민들은 정해진 시간에 물을 받기 위해 일과까지 조정하고 있다.
2014년 2월 강릉 폭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올해 강릉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417.2mm로, 평년(1,064.7mm)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도암댐 방류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절박한 현실에 지역 사회에서는 기우제까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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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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