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어획량 90% 급감… 수온 상승과 남획에 지역 경제까지 '휘청'
대게 (사진= 연합뉴스)
한때 동해안의 주요 대게 산지로서 활기가 넘쳤던 울산 정자항에서 이제는 대게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풍성한 어획량을 자랑하며 40여 척에 달했던 대게잡이 어선은 이제 단 1척만이 남아 과거의 영화를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정자대게'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울산의 대게 어획량은 2005년 654t으로 정점을 찍었다.
2006년 울산 정자항 대게 위판 모습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65t으로, 약 20년 만에 90%라는 충격적인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정자항의 상징이었던 대게 위판은 수년 전 중단됐고, 생계를 위해 어민 대다수는 가자미 조업으로 돌아섰다.
한때 대게를 찾아 몰려들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현장의 어민들은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급격한 수온 상승을 지목했다.
2015년 울산 정자항 풍경 (사진= 울산시 북구 제공)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동해 표층 수온은 관측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바다의 온난화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현실이 되었다.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한류성 어종인 대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변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수온 상승뿐만 아니라 남획을 포함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울산 앞바다는 대게 서식지의 남방 한계선에 가까워 서식지 자체가 넓지 않았고, 이 때문에 한정된 자원량 이상의 어획이 지속되면서 개체 수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고갈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해안 대게잡이 어선 (사진= 연합뉴스)
또한, 알래스카 베링해에서 수온 상승으로 대게 수십억 마리가 사라진 사례를 언급하며, 울산의 대게 역시 생존에 더 적합한 북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단일 원인이 아닌 기후변화와 어업 활동이 얽힌 복합적인 문제임을 시사하며, 생태계 기반의 새로운 자원 관리 방식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벼랑 끝 한미 관세 협상, 美 '수용 or 관세 폭탄' 최후통첩
-
민주당, ‘내란재판부’ 칼 빼드나…사법부 향한 초유의 ‘입법’ 압박
-
미·중 정상회담 D-?, 테이블 밑 '총성 없는 전쟁'
-
국민의힘, 민주당 '특검 합의 번복'에 "정권 차원의 합작 사기극"
-
추석 전 10만원 더! 2차 국민지원금 22일 신청 시작
-
'관세냐, 백기투항이냐'…美 압박에 한미관계 '살얼음판'
-
李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구상 발표…"성장·통합으로 미래 연다"
-
하루 만에 뒤집힌 특검 합의…민주당, 내홍 속으로
-
하룻밤 만에 '없던 일로'…'특검 합의' 파국, 정국은 안갯속으로
-
하룻밤의 애탐 끝에…美 구금 한국인 316명, 마침내 귀국길
-
윙클보스 형제의 '제미니', 뉴욕 증시 성공적 데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첫날 성공적인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제미니 주가는 공모가인 28달러보다 14.3% 오른 37.01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60% 이상 급등하며 45달러를 넘어서는 등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최종 공모가는 당초 예상 범위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며 상장 전부터 흥행을
-
"더는 부당한 구금 없다"…조현 장관, 美에 '투자 전용 비자' 신설 강력 촉구
조현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국민 구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 의회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조 장관은 현지시간 9월 10일과 11일, 워싱턴 D.C.에서 토드 영, 앤디 킴,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대미 투자 사업을 성실히 이행하려던 우리 전문 인력이
-
'서머'가 맞는데 왜 우리는 '썸머'에 끌릴까?
▲피에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발표된 가수 아이유의 신곡 제목 '바이, 썸머'를 계기로 외래어 'summer'의 올바른 한글 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서머'가 맞는 표기지만, 방송 프로그램, 축제,
-
소액결제 사기 비상! 내 돈 지키는 긴급 가이드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생한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해 유사 피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발표했다. 이용자들은 통신사 고객센터나 전용 앱을 통해 피해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으며, 2차 피해를 유도하는 불법 스팸 문자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소액결제 사고가 의심될 경우, 이동통신 사업자의 고객센터(114)나 전용 앱을 통해
-
KT, 불법 기지국으로 고객 5,561명 개인정보 유출... "책임 통감"
KT(대표이사 김영섭)가 최근 발생한 소액결제 피해와 관련해 사과하고 고객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KT는 최근 발생한 소액결제 및 IMSI(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고객 신뢰와 직결된 중대 사안으로 인식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현재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국정원 "김주애 후계 굳히기 성공…북중러 연대엔 균열"
국가정보원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최근 중국 방문을 통해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방중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식화하고 세습을 위한 '혁명 서사'를 세습 명분을 쌓기 위한 행보로 풀이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주애가 방중 기간 언론 노출을 최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후계 구도에 필요한
-
AI 칼 빼든 정부와 기업,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선포
정부가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 손을 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AI 기반 탐지·차단 기술을 고도화하여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사기전화(보이스피싱) 대응 연구개발 민·관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천억 원을 넘어서며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
이재명 정부 100일, '친노동'과 '친기업'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노동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강력한 친노동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재계와의 소통을 강화하며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 정책 기조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업재해 근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무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산재 발생 기업을 강하게
-
김정은, 정권 수립 기념일서 '핵보유국' 지위 재천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 수립 77주년 기념일인 9·9절에 즈음하여, 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만수대 의사당에서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7돌 기념 국기 게양식 및 중앙 선서 모임에서 기념 연설을 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
국민의힘, "민주당의 사법 장악 시도, 위헌적 폭주" 맹비난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9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청 폐지 및 대법관 증원 법안에 대해 "사법 장악을 목표로 한 명백한 위헌적 시도"라며 전면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나경원, 곽규택, 주진우, 송석준, 박준태, 조배숙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정부조직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