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청회서 격론… "무분별한 압수 제동 필요" vs "범죄자에게 증거 지울 기회 주는 꼴"
10일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4세션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을 두고 법원과 검찰이 공개석상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법원과 학계는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도입을 찬성한 반면, 검찰은 수사 기밀 유출과 증거 인멸 가능성을 들어 강력히 반대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0일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법률신문과 공동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주제 발표를 맡은 조은경 대구지법 김천지원 부장판사는 현행 서면 심리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조 부장판사는 "영장 전담 판사로서 짧은 시간의 서면 심리만으로는 영장 발부 여부와 최적의 범위를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본안 재판처럼 대면 심리를 통해야 문제점과 해결책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일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4세션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 지연 우려에 대해서는 "모든 사건이 아닌, 쟁점이 복잡한 소수 사건에 한해 심문이 이뤄질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제3자 심문 시 정보 유출로 인한 증거 훼손 문제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계 역시 법원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저장매체에는 개인의 사생활이 집약돼 있어 이에 대한 압수수색은 '제2의 신체 구속'이라 불릴 만큼 중대한 기본권 침해"라며 "사법적 통제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990년대 구속영장실질심사 도입 당시에도 수사기관의 반발 등 진통이 컸지만 현재는 핵심 인권 보장 장치로 정착했다"고 짚었다.
반면 검찰 측 토론자로 나선 소재환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수사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며 날을 세웠다. 소 부장검사는 "피의자가 심문 사실을 알게 되면 휴대전화 폐기, 공범과의 말맞추기, 해외 도피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성범죄나 마약 수사는 신속한 증거 확보가 핵심인데, 심문기일 지정과 출석 조율 등으로 절차가 지연되면 범죄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판사가 수사 초기부터 개입해 증거 수집 방법 등을 심문하는 것은 사실상 수사 방향까지 주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영장 심사 단계의 다양한 제도 개선안도 논의됐다. 조 부장판사와 김정환 연세대 교수는 무죄추정 원칙 구현을 위해 영장 심사 단계에서 조건을 걸고 석방하는 '조건부 석방(구속)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윤동호 국민대 교수는 고소인뿐만 아니라 고발인에게도 재정신청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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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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