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판결 앞두고 기업들 ‘반환 소송’ 봇물… IEEPA 적법성 여부 관건
미국 연방대법원 앞 시위 현장.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이미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으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소송전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일 기준 미국 내에서 제기된 관세 반환 소송이 총 914건으로 집계됐다고 8일 보도했다. 단일 소송에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소송에 참여한 기업 수는 이미 1,000곳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의 움직임은 대법원이 관세의 적법성을 다투는 구두변론을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본격화됐다. 대법원이 오는 9일(현지시간) 중대 사건에 대한 판결을 예고하면서, 이날 트럼프 관세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송 대열에는 업종을 불문하고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가세했다. 코스트코 홀세일을 포함해 에실로룩소티카, 굿이어 타이어 앤드 러버, 리복, 푸마 등 대형 업체들이 참여했으며, 가와사키 중공업(일본)과 룽지 그린 에너지(중국) 등 외국 기업의 자회사들도 소송에 합류했다. 올해 초에도 돌 프레시 푸르트, 제이크루 그룹 등 수십 개의 업체가 추가로 소송을 제기하며 화력을 보탰다.
이번 줄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가 대법원에서 위법으로 판결 날 경우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다.
대법원이 위법 결정을 내리더라도 향후 환급 절차나 범위가 불투명할 수 있어, 개별 소송을 통해 미리 구체적인 권리 구제 근거를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보수 성향 비영리기구인 신시민자유연맹(NCLA)의 존 베키오네 선임 변호사는 "많은 기업이 실익을 챙기기 위해 대세에 편승하고 있다"며 현재의 소송 열기를 전했다.
실제로 관세 부과로 인한 현장의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블룸버그의 분석 결과 의류·섬유(30곳), 자동차(29곳), 소매·도매(각 24곳) 순으로 소송 참여가 활발했다. 한 수입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으로 인해 성수기 고용을 줄이고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토로하며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4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거둬들인 관세 총액은 약 1,330억 달러(약 193조 원)에 이른다. 만약 9일 대법원이 기업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미국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환급 사태와 더불어 통상 정책의 전면 수정이라는 거센 후폭풍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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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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