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의사 앞세운 과대광고 기승… 전문가들 "임상적 근거 전무"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 혈중 농도 영향 미미
대한간학회, 소비자 현혹하는 상술 경계… 공식 대응책 마련 착수
알부민. 자료 이미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먹는 알부민'이 피로 회복과 간 건강의 만능열쇠처럼 홍보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의학계는 임상적 근거가 전무한 상술이라며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알부민은 간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혈장 단백질로, 혈액의 삼투압 유지와 체내 물질 운반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건강한 성인은 간에서 하루 10~15g의 알부민을 꾸준히 합성하므로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별도의 보충이 필요하지 않다.
임영석 대한간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먹는 알부민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임상적 근거는 없다"며 "고가의 알부민 영양제를 사 먹는 것보다 시중에서 계란을 사 먹는 것이 단백질 섭취 측면에서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알부민은 간경변이나 패혈증 환자 등에게 투여하는 정맥주사 형태의 전문의약품이다. 반면 시중 판매 제품은 난백(계란 흰자) 분말 등이 주성분인 일반 가공식품에 가깝다. 단백질은 섭취 시 체내에서 아미노산 단위로 완전히 분해된 뒤 재합성 과정을 거치므로, 알부민을 직접 먹는다고 해서 혈중 알부민 수치로 고스란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외 학계의 연구 결과도 부정적이다. 2024년 인도네시아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폐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구용 알부민 투여 전후 혈중 농도 변화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2023년 스위스 바젤 대학병원 연구팀 역시 영양 보충 치료가 단기간의 알부민 농도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의학적 실효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알부민 시장이 확대된 배경에는 고령화와 단백질 선호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일부 유명 의사들을 동원한 방송 광고와 온라인 홍보가 소비자 신뢰를 부추기면서 현재 시중에는 1,000개가 넘는 관련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간학회는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알부민 제품에 의존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조만간 학회 차원의 공식 입장문과 환자 대응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간학회 관계자는 "알부민 수치를 결정하는 핵심은 특정 보충제 섭취가 아니라 간의 합성 능력과 전반적인 영양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값비싼 보충제 대신 육류, 두부, 달걀 등 양질의 단백질이 포함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간 기능을 보존하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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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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