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 사용 불허" 트럼프의 이란 공격 요청 거절한 영 스타머 총리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3-31 19:53

트럼프 대통령, 연일 스타머 비난하며 양국 안보 공조 압박 수위 높여

형식적이던 군기지 사용 승인 절차 까다로워지며 실무진 간 긴장 고조

전문가 "백악관 전략 혼선이 미·영 실무진 공조 체계까지 흔들고 있다"



23일 영국 페어퍼드 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 U-2 정찰기가 이륙하고 있다23일 영국 페어퍼드 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 U-2 정찰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수십 년간 이어온 미·영 안보 동맹의 '특별한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양국 외교·국방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영국 내 공군기지를 이란 선제 공습을 위한 발진 기지로 제공해 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영국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동맹국 방공 지원 차원에서 미군에 기지 사용을 허가하고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요격에 참여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의 선제공격 기지 사용 거절을 이유로 비난을 이어갔다.


양국의 안보 협력 균열은 지난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본격화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백악관을 소수 핵심 측근 중심의 '이너 서클'로 운영하면서, 영국 외교관들의 미 정부 접근성이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영국 측 소식통은 고위 결정권자에 대한 접근성이 축소되면서 미국의 정책 결정을 조기에 파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실무 차원에서의 공조 체계도 예전과 달라졌다. 영국 정부에 파견된 미국 관리들이 민감한 정보가 논의되는 회의에서 퇴거 요청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영국 내 미군 기지 사용 승인 절차 또한 과거의 형식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작년 9월 미영 정상회담작년 9월 미영 정상회담. AP=연합뉴스 


이에 대해 영국 정부 당국자는 여전히 영국 외교관의 워싱턴 내 입지가 견고하며 당국자 간 상시 소통 채널이 가동되고 있으며 실무 공조에도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부처 실무자들 간의 유대가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리비아 오설리번 채텀하우스 국장은 "백악관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혼란과 내부 분열이 미국 외교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영국 당국자들에게 전이되며 양국 공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식적으로 양국 정부는 협력 관계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을 주요 국방안보 파트너로 규정하며 국익에 따른 깊은 협력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 역시 양국의 강력한 국방 관계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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