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견 못 좁힌 채 러시아행…푸틴 지지 요청하며 협상 목표 설명
사우디·이집트 등 주변국과도 긴박한 소통…중동 정세 분수령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 건설적 역할 촉구하며 서방 압박 다각화
지난해 6월 러시아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 EPA=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자 주요 우방인 러시아를 방문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협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27일(현지시간) AFP 및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아라그치 장관의 이번 방문은 미국의 압박에 맞서 전통적 우군을 결집하려는 외교적 행보로 풀이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접견하고, 미국과의 전쟁 및 종전 협상을 포함한 역내 현안과 양자 관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카젬 잘랄리 주러 이란 대사는 아라그치 장관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라그치 장관 역시 러시아 도착 직후 "러시아와는 항상 광범위한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이번 방문의 목적이 양국 간 전략적 공조 강화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과의 2차 협상이 불발된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주말 파키스탄의 중재로 2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양측의 이견차로 인해 무산됐다. 이란은 파키스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우선 개방 및 종전 선언 후 핵 협상 지속'이라는 제안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해 영접 나온 러시아 당국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제공
이란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밀착을 통해 외교적 고립을 타개하고 대미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포석이다. 양국은 지난해 20년 기한의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군사·외교적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러시아는 미군 동향 정보를 이란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이란의 핵심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이란은 주변국과의 접촉면도 넓히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최근 이집트, 프랑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연쇄 통화를 한 데 이어 오만 술탄을 예방했다. 특히 오만과의 대화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위한 공조를 강조하며 역내 영향력을 과시했다.
미·이란 협상이 장기 교착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이란은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우호적 여론을 형성해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는 정전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며 서방 진영 내부의 균열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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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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