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 대가 7천900만 원 요구 기소에 스토킹 참변 방조까지
'공룡 경찰' 우려 속 도덕적 해이 심각…현장 일선 경찰관들 "허탈" 극에 달해
관용차 꼼수 이용 등 징계 불가피…대정부 정책 신뢰마저 훼손 지적
연합뉴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의 기강 해이와 비위 행위가 서장급 고위 간부인 총경 계급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총경은 13만 5000여 명의 경찰 조직 중 단 741명에 불과해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핵심 간부다. 그러나 최근 이들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치안과 수사를 총지휘하는 막강한 권한에 비해 체계적인 견제나 내부 감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일탈 사례는 지난해 11월 현직 경찰서장 신분으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A 총경이다. 서울 북부지역 경찰서장을 지낸 그는 불법 코인 환전업자에게 수사 정보를 흘려주는 대가로 79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개된 모바일 메신저 대화에서 A 총경이 업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코인 투자로 손실을 보자 투자금의 1.5배가 넘는 돈을 보전받기도 했다. 그 대가로 업자의 돈을 떼먹고 도주한 인물을 추적해 주는 등 사적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드러났다. 현재 A 총경은 대가성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직무태만으로 인한 치안 공백 사례도 적발됐다. 지난 3월 직무에서 배제된 경기 구리경찰서장의 경우,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의 초기 대응 과정에서 상급 기관의 적절한 구금 및 영장 신청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지적을 받고 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 피해자는 경찰에 두 차례나 신고했고, 상급 기관인 경기북부경찰청도 구리경찰서를 책임 관서로 지정해 구속영장 신청과 유치장 구금을 지휘했다. 그러나 구리경찰서는 이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고, 적절한 신변 보호 조치가 부재한 사이 피해자가 살해되는 참변으로 이어졌다.
총경 계급장 견장. 촬영 이상학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도덕적 해이 사례도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장은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지침을 위반하고, 비상 대비용 긴급출동 차량을 사적 출퇴근용으로 무단 사용했다. 이는 치안 공백 우려뿐만 아니라, 치안 책임자가 정부 지침을 편법으로 회피해 공직 기강을 무너뜨리고 대정부 정책 신뢰도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현재 대통령 지시로 감찰이 진행 중이며, 엄중한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 내부에서는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이른바 '공룡 경찰'에 대한 대외적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간부들의 잇따른 일탈이 조직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의 한 일선 경찰관은 "중차대한 시기에 간부들이 연달아 논란을 일으키며 조직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어 현장 요원들이 깊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총경 이하 계급의 비위 행위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는 방송인 양정원 씨 관련 사기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경찰서 내 수사 책임자인 수사·형사과장(경정) 직위 전원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 조치가 단행됐다.
음주운전 비위 또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충북경찰청 소속의 한 경정은 지난 3월 술에 취한 채 청주시의 골목길에서 운전하다 차량 6대를 들이받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다른 경정이 음주 상태로 가드레일을 충돌하는 사고를 내는 등 비위가 잇따라 충북경찰청이 '특별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년 대비 한 단계 하락한 최하 등급인 5등급으로 추락하며, 실효성 있는 내부 기강 확립 및 쇄신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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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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