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호 1번 힘 실어달라" vs 국힘, MB·박근혜 앞세워 보수 총결집 유도
강성 이미지 여야 대표, 스윙보터 자극 우려해 충청권 공략에만 매진
후보 검증 TV 토론 단 1회 그쳐… 사전투표 전날 심야 편성으로 알권리 침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일 강원 영월군 영월읍 농협사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과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충남 청양축협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여야가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각 당 지도부의 선거 전략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보수와 진보 지지층이 팽팽히 결집하며 곳곳에서 극심한 혼전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흔들리는 표심을 붙잡기 위한 여야의 맞춤형 전략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1일 충남 공주산성시장에서 민주당 박수현 충남도지사 후보와 김영빈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지원 유세를 하기 위해 유세차량으로 향하며 선거운동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선대위 지도부는 중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격전지 직접 방문을 피하는 이른바 '로키(Low-key)'식 선거 유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략을 취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꾀했다.
선거 기간 중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청주 SK하이닉스 유독가스 누출 등 대형 안전사고 역시 유세가 일시 중단되는 등 막판 선거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선대위 지도부는 중도층 자극에 따른 표심 이탈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격전지 지원 사격을 자제했다.
정청래 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권 격전지 유세를 대폭 축소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정 위원장은 충청권과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을 뿐, 대구와 부산 등 핵심 승부처는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의 경우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인물론을 앞세워 독자 행보를 걷는 것이 영남권 표심 자극을 최소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계산이 깔렸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한 전북 역시 무소속 후보와의 초접전 양상 속에서 단 1회 방문에 그쳤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충남 청양 재래시장에서 무공해 비누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또한 서울·대구·부산 등 격전지 대신 연고지인 충청권 지원 유세에 매진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달 21일부터 고향이자 전통적 강세 지역인 충청의 수성에 집중하며 이곳을 집중 방문했으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우세 판세에 따른 자생력 판단 하에 정작 오 후보와의 서울 동행 유세는 진행하지 않았다.
보수 텃밭인 부산 역시 방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의 선전으로 보수 표심이 분열될 것을 우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청래·장동혁 위원장 모두 선명성이 강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스윙보터(부동층)가 밀집한 격전지 지원 유세가 중도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부산 남항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전·현직 대통령을 앞세운 대리전 구도도 뚜렷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호 1번에 투표해달라"며 국정 안정론을 적극 개진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앞세워 보수 지지층의 총결집을 유도하는 동시에 정권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박 전 대통령은 영남과 충청에서, 이 전 대통령은 수도권과 부산 등지에서 지원 세를 보태며 사실상 전·현직 대통령 간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자 31일 오후 대구 수성못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세를 지렛대 삼아 중도층까지 끌어안는 '줄투표' 전략에 집중했다.
반면 불법 계엄령 사태와 탄핵, 대선 패배 여파로 당내 구심점을 잃은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들의 상징성에 기대어 보수층 복원을 시도했다.
이러한 양당의 전략은 단순한 지방 권력 교체를 넘어, 차기 대선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선거 이후 정계 개편과 정국 주도권 향방에도 심대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찾아 폭발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여야는 이날 사고 발생에 따라 예정된 유세 일정을 잠정 중단하거나 조정하기로 했다. 공동취재
정국을 흔든 안전 이슈도 선거판의 최대 변수였다. 철근 누락과 고가 붕괴 사고를 고리로 민주당이 서울시정을 겨냥한 공세를 펼던 중 대전 폭발 사고와 청주 가스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여야는 사고 여파가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유세차 로고송 송출 및 율동을 중단하고 차분한 기조로 전환했다.
민주당 정청래 위원장은 유세 일정을 일부 취소하고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고가 붕괴 사고 희생자 장례가 마무리된 후 사흘 만에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장동혁 위원장 역시 즉시 현장을 방문해 일정을 조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살펴본 뒤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전이 종반으로 향할수록 여야 간 고소·고발전 등 진흙탕 싸움도 격화됐다.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비방 폭로전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상호 고발이 이어졌으며,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사전투표지 노출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주요 격전지의 후보자 TV 토론회가 사전투표 전날 심야 시간대에 단 1회만 방영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되면서, 정책 검증이 실종되고 유권자의 알권리가 크게 침해받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깜깜이 토론'과 정책 실종 선거가 결국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투표율 하락, 나아가 극단적 정치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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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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