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만 최고 관세율, 물가 1.8% 상승... 전문가 "승자는 트럼프뿐, 모두가 패자"
미국 뉴욕주의 한 매장에 진열된 운동화 (사진=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시사함에 따라 미국 경제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예일대 예산연구실(TBL)의 분석을 인용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예일대 TBL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조치 발표로 인해 미국의 평균 유효관세율이 올해 초 2.5%에서 7개월 만에 18.3%로 급격히 올랐다. 이는 1934년 이래 9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가파른 관세 인상으로 인해 미국 물가가 단기적으로 1.8%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25년 달러 가치 기준으로 가구당 연간 수입이 2,400달러(약 330만 원) 줄어드는 것과 같은 타격을 줬다.
물가 상승은 특히 의류와 직물 부문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AP통신은 미국에서 유통되는 의류와 신발의 97%가 수입품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관세 부과가 단기적으로 신발 가격을 40%, 의류 가격을 38%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TBL은 장기적으로도 신발 가격은 19%, 의류 가격은 17% 오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부과 조치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0.5%포인트 감소가 예상되며, 그 이후로도 매년 0.4%포인트씩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2024년 달러 가치 기준으로 연간 1,200억 달러(약 170조 원)의 GDP 감소에 해당했다.
2025년 8월 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한 시장의 옷 가게 모습. (사진= 프놈펜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외국에 부과하는 세금인 것처럼 묘사했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수입업체가 관세를 내고 이를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제 분석가들은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 중 5분의 1만 다른 국가 수출업자들이 흡수했고, 나머지 5분의 4는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이 부담했다고 추산했다.
뉴욕법학전문대학원(NYLS) 국제법센터의 배리 애플턴 공동소장은 "수입관세는 소비세의 일종이므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이 있다"며 "운동화, 백색가전, TV, 비디오 게임기 등 미국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물건들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관세 조치의 대상이 된 국가들은 브라질(50%), 시리아(41%), 라오스·미얀마(각 40%), 스위스(39%), 캐나다·세르비아·이라크(35%) 등으로, 부국과 빈국이 모두 포함되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부총장을 역임했던 앨런 울프 선임연구원은 이번 상황의 가장 큰 승자를 트럼프 대통령으로 꼽았으며, 미국 소비자들을 '큰 패배자'라고 규정했다. 애플턴 공동소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승자는 아무도 없으며 모두가 패자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AI 로봇, ‘억’ 소리 나던 몸값 ‘천만 원’ 대로… 대중화 신호탄인가
-
트럼프, "수입 가구에 관세 부과"…무역확장법 232조 카드 꺼내나
-
이재명 대통령, 한미·한일 연쇄 정상회담…'안보·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조국, 국민의힘 향해 선전포고 "지방선거 0석, 총선 50석 만들 것"
-
한미 정상회담 D-4, 워싱턴은 '총력 외교전'
-
러시아, 푸틴-젤렌스키 회담에 '정당성' 딴지…'2주 내 회담설' 일축
-
민주, '검찰개혁' 속도전…당정대 혼선 딛고 '9월 처리' 못 박아
-
EBS법 필리버스터 격돌…'글로벌 표준'이냐 '방송 독립'이냐
-
이재명-빌 게이츠 회동…게이츠 "SMR·바이오, 한국 역할 핵심적"
-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푸틴 입장 변화'가 변수
-
초고령사회 덮친 '혈관 속 시한폭탄', 폐색전증
폐색전증 (사진= 자료 이미지)얼마 전 70대 A씨는 갑작스럽게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극심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그가 받은 진단명은 '폐색전증'. 불과 한 달 전 입은 다리 골절상으로 침상에 누워 지내는 동안 다리 정맥에 남몰래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관을 타고 폐로 이동해 생명을 위협하는 폐동맥을 막아버린 것이다. 의료진은
-
뉴욕증시, 파월 발언에 금리인하 기대감 폭발…다우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 불을 뿜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이 그토록 기다리던 금리인하 기대감에 다시 불을 지피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기록적인 랠리가 펼쳐졌다.뉴욕증권거래소 (사진=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 환자, 9월부터 본인부담 5%로 대폭 경감
남성건강 위협하는 전립선암 예방 5대 수칙 (사진= 대한비뇨기과학회 제공)오는 2025년 9월 1일부터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고 부작용 위험을 크게 낮추는 핵심 치료재료인 '방사선치료 체내고정용 재료'에 건강보험 필수급여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체 비용의 50%를 직접 부담해야 했던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5% 수준으로
-
한미훈련 중... 북한, 대남 확성기 2대 추가 설치
합참이 23일 언론에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1천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북한군은 현재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한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 경계를 강화하면서 대남 풍선 부양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말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극
-
청년 연금 가입률 OECD '반토막'… 정부, 18세부터 보험료 지원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 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청년층의 미래 연금 수령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만 18세 청년이 국민연금에 처음 가입할 때 국가가 석 달 치 보험료를 대납하는 이 제도는 2027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
금융위 "석유화학, 더는 수술 미룰 수 없다"…금융권에 냉철한 조력자 당부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과 금융권 모두 '고통 분담'을 통해 산업 경쟁력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권 부위원장은 21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사업
-
'전대'냐 '입법'이냐… 21일 본회의 앞두고 여야 '강 대 강' 대치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중진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의 일정 조정 등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9일, 당의 최대 행사인 전당대회를 이유로 오는 21일 본회의 일정의 연기를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하며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
국고채 금리, 두 달 넘게 '박스권' 갇혔다…미국발 불확실성 영향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전경 (사진= 연합뉴스) 국고채 금리가 두 달 넘게 좁은 박스권에 갇혔다. 시장을 움직일 뚜렷한 방향성이 실종된 가운데, 1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초부터 연 2.340∼2.498%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같은 기간 5년물 금리 역시 연 2.515∼2.663%
-
김정은, 한미연합훈련 비판하며 '핵무장화' 강조
북한은 지난 14일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해방(광복) 80주년 경축대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TV 화면)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구축함 '최현호'의 무장체계 시험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정례적인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가장
-
DDP, '디자인&아트' 행사로 글로벌 디자인 허브 도약
뱅상 르로이, Molecular Cloud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제공)서울디자인재단이 글로벌 디자인 페어 '디자인 마이애미'와 함께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 축제를 선보인다. 재단은 오는 28일부터 9월 1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5 DDP 디자인&아트'를 열고,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과 국내 신진 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