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큰 슬픔" 민심 달래기 행보... 대미 협상력 강화 포석 분석
핵협상 재개 신호 보냈으나 이스라엘 "농축 제로" 요구하며 압박 가속
지난 1월 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반정부시위 현장. AFP=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국영 IRIB 방송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기념행사에서 "지난 1월 8~9일 발생한 불행한 사건은 국가에 큰 슬픔을 안겼으며, 국민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과 혁명수비대뿐만 아니라 고의 여부를 떠나 사태에 휘말린 모든 피해자를 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과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며,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위의 도화선이 된 경제난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서 부족함과 허물을 사과한다"며 정부 차원의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균열을 심화시키려는 외부 세력을 경계하며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결속을 호소했다.
이번 사과는 강경 진압으로 시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민심을 수습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은 대내외적 지지를 회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협상 결렬 시 예상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앞서 이란 당국은 작년 말 시작된 경제난 항의 시위가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하자, 지난달 초 인터넷을 차단하고 강도 높은 진압을 전개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 관련 사망자를 3,117명으로 공식 집계했으나, 인권단체들의 관측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사망자가 당국 집계의 6배를 웃도는 7,000명에 육박하며, 미확인 사례를 포함할 경우 2만 명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으며 검증에 응할 용의가 있다"며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지난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가 8개월 만에 간접 회담을 가졌다.
이란은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60% 농축 우라늄 희석 카드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입장은 강경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라늄 농축 제로'와 '탄도미사일 제한' 등을 요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이란 공동 대응 기조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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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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