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T 인터뷰서 "중국 등 이해관계국 해상 안전 책임 분담해야" 공개 압박
중국 외교부 "군사 행동 즉각 중단" 원론적 답변으로 사실상 참여 거부
이란 원유 수입 13% 차지하는 중국, 전략적 파트너십 고려해 '중립'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중 정상회담을 지렛대 삼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은 즉각 군사 행동 중단을 요구하는 원론적 답변으로 대응하며 미국의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의 긴장 고조가 국제 화물 및 에너지 교역 통로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세계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각국은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해 긴장 상황의 추가 고조를 피해야 하며, 지역 불안이 세계 경제 발전에 미칠 악영향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청 여부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추가 제공 정보가 없다며 말을 아꼈으나, 이는 미중 간 물밑 접촉 과정에서의 불편한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연기를 언급하며 압박한 것에 대해서도 "정상 외교는 미중 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전략적 지도 역할을 한다"며 "양측은 방중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정면 대응을 자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SNS를 통해서도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을 지목하며 이란의 봉쇄 시도에 대응해 군함을 파견할 것을 공개 요구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해상 안전 확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실제 파병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 중국은 중동 문제에 있어 일관되게 '정치적 해결'과 '군사 행동 반대'를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80%를 구매하며,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3%에 달한다. 대이란 제재 속에서도 위안화 결제와 일대일로를 매개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온 중국에 있어, 미국 주도의 군사 연합 참여는 이란과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외교적 자해 행위에 가깝다는 평가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하는 것은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에 참여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계 경색은 피하되 기존의 정치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파병 요구에 명확한 선을 그으면서도, 정상회담 국면을 해치지 않기 위해 긴장 완화와 외교적 해결을 앞세운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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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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