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위안화 통행증' 제안... 국제 유가 및 에너지 질서 요동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3-18 21:49

세계 물동량 $20\%$ 길목서 '결제 통화' 따라 안전 선별 허용

이란산 원유 이미 중국으로 대거 유입... 실질적 '위안화 블록' 형성

미-이스라엘 공습 맞선 이란, 중국 경제력 빌려 장기전 대비



원유 펌프 모형과 미국 달러화 원유 펌프 모형과 미국 달러화.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압박해 온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해서는 '안전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는 세계 석유 시장을 지배해온 '페트로달러'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해석되어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이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중동 외 지역 8개국과 이 같은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은 해당 국가들이 이란의 제안이 알려지자마자 발 빠르게 실무 접촉에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통제하며 적대국 선박을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선박 공격이 잇따르며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이 전략적 요충지의 긴장 수위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바다를 지나는 유조선호르무즈 해협 인근 바다를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번 제안이 1970년대 이후 공고화된 페트로달러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트로달러 체제는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책임지는 대신 석유 결제 수단을 달러로 한정하며 구축한 달러 패권의 핵심 축이다. 위안화 결제가 확대될 경우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를 루블화나 위안화로 대량 구매하며 달러 패권에 도전해왔다. 이란 역시 중국의 주요 석유 공급국으로, 전쟁 시작 이후 최소 1천170만 배럴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국으로 실어 나른 것으로 추정된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결제 시스템의 투명성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이번 조치가 미중 간의 지정학적 긴장을 더욱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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