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웃도는 보증금 가로채고 바지 임대인에 명의 이전
건축주·브로커·중개사 등 리베이트로 연결된 범행 카르텔 확인
경찰, 도주 돕던 지명수배자 추격 끝에 피의자와 동시 검거
연합뉴스TV 제공
신축 오피스텔 '깡통전세' 수법으로 사회초년생의 임대 보증금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건축주, 분양브로커, 바지 임대인, 공인중개사 등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 49명을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 전세 계약서를 월세 계약서로 위조한 바지 임대인 A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검거된 피의자는 임대인 4명, 건축주 2명, 분양브로커 4명,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 38명, 그리고 A씨의 은닉을 도운 지명수배자 1명 등이다. 이번 범행은 통상적인 브로커 주도 방식과 달리 현직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 대거 개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상대로 매매가를 상회하는 보증금을 받는 동시에 바지 임대인에게 명의를 넘기는 이른바 '동시 진행' 수법을 사용했다. 피해 규모는 총 52억 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들은 계약 당시 등기부등본이 깨끗해 사기 여부를 알기 어려웠으나,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바지 임대인들로 인해 22명의 임차인이 거액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바지 임대인 A씨와 A씨의 도주를 도운 지명수배자. 서울경찰청 제공
조사 결과, 범행 과정에서 임차인을 섭외한 부동산 관계자와 분양브로커 등은 건당 최소 1,000만 원에서 최대 6,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분배했다. 특히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들은 가족 명의 계좌를 통해 법정 수수료의 10배에서 15배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브로커 역할을 수행한 분양업체는 바지 임대인 섭외 대가로 건당 2,400만 원에서 3,600만 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구속된 바지 임대인 A씨는 전세 계약서를 월세로 위조해 대부업체로부터 1억 3,000만 원을 불법 대출받는 등 추가 범행도 저질렀다.
경찰은 2024년 8월 국토교통부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뒤 약 1년 7개월간의 추적 끝에 관련자들을 검거했다.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던 A씨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2년간 도주 중이던 지명수배자가 A씨를 은닉해 준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함께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 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 피의자의 회유나 협박에 속아 신고를 미루지 말고, 신속하게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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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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