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본체 매물로 나왔지만…유통가 냉담한 반응에 회생 '산 넘어 산'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5-25 14:58

하림 이어받을 원매자 전무…이커머스 강세 속 오프라인 대형마트 매력 하락

37개 점포 영업 잠정 중단 등 고강도 구조조정 단행…인력 재배치 노사 갈등 뇌관

담보 자산 가치 4.8조에서 1.5조로 급감…협상 테이블 부담 가중


홈플러스 강서점 본사홈플러스 강서점 본사. 사진=안철수


'벼랑 끝' 홈플러스가 잔존사업 매각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핵심 우량 자산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하기로 한 데 이어,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몰을 아우르는 잔존사업 부문 전체를 매각하는 최종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년 동안 회생 절차를 밟아온 홈플러스는 최근 임직원 급여와 상품 납품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SSM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만으로는 현재의 자금난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본체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잔존사업부문 매각 시도는 유동성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가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대안이다.

당초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전 사업부 일괄 매각을 추진했으나, 조 단위에 달하는 막대한 인수 대금 부담과 오프라인 유통 업황 침체로 원매자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알짜 자산인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에 매각하는 회생계획을 세워 계약을 체결했으나, 매각 대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급여를 일부만 지급한 데 이어 이달 급여도 지급하지 못했다. 납품 대금 결제 우려로 협력업체들의 납품이 차질을 빚으면서 매장 내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회생 절차를 이어가기 위해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들어오기 전까지 사용할 브릿지론과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출 조건으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연대 보증을 요구하고 있으나, 홈플러스 측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제시한 회생계획 인가 시한이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추가 대출마저 막히자, 홈플러스는 본체 매각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해 회생 절차를 마무리지으려 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유통업 포트폴리오가 없는 타 업종 대기업이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대형마트 3위 사업자로 부상하며,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 확보할 수 있다는 시너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해 대형마트 본체를 인수할 만한 여력이나 의지가 있는 기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37개 매장 영업중단홈플러스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계약 체결 이후 대형마트·온라인·본사 조직을 포함한 잔존 사업 부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홈플러스는 7월 3일까지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나머지 67개 매장을 중심으로 집중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일 서울 홈플러스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영업 중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존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미 자체 점포 효율화와 이커머스 대응에 주력하고 있어 홈플러스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 익스프레스를 인수한 하림그룹 역시 식품 사업 시너지를 위한 SSM 인수를 선택했을 뿐, 막대한 고정비와 규제에 묶인 대형마트 본체까지 인수하기는 자금력과 시너지 측면에서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사모펀드(PEF)나 다른 대기업들 역시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이커머스 강세 속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오프라인 마트 사업 투자를 꺼리고 있다.


과거 4조 8000억 원대로 평가받았던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 가치는 최근 급감했다. 대출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담보로 확보한 62개 점포의 감정평가액을 당초 평가액의 3분의 1 수준인 1조 5000억 원대로 대폭 재조정(상각)한 상태로, 향후 매각 협상 테이블에서 자산 가치를 제값에 인정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부 갈등도 매각의 큰 걸림돌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7월 3일까지 전체 104개 매장 중 효율성이 떨어지는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나머지 67개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휴 인력의 재배치와 고용 유지 문제를 둘러싸고 노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어 원매자와의 협상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유입되는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메리츠금융그룹과의 대출 협상을 타결해 당장의 부도 위기를 넘기는 동시에, 잔존사업 매각을 이끌어내야만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남은 자산을 모두 매물로 내놓은 만큼, 이번 본체 매각의 성패가 홈플러스의 생존을 가르는 최종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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