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교도통신 "베이징 공안, '톈안먼 어머니회' 추모 활동 원천 봉쇄"
통신 감시에 모임도 무산…고령의 유족들 "역사 속 잊힐까 위기감" 호소
대만 "직선제 30년 역사가 증명…민주주의는 장기 안정의 최선책"
라이칭더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 6·4 톈안먼 사태 37주년을 맞아 중국 당국의 역사 직시를 촉구하며 양안(대만·중국) 간 체제의 차이점을 부각했다. 대만 정부 역시 중국의 이중적 역사관과 유족 탄압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라이 총통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37년 전 오늘, 자유와 민주를 열망하던 수천 명의 젊은이가 베이징 톈안먼 광장과 중국 전역에서 군대와 탱크에 무자비하게 희생됐다"며 "당시 짓밟힌 것은 민주화 운동가들의 생명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중국 한 세대 전체의 갈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정 위대한 국가는 무력이 아닌 다원의 목소리를 포용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며, 역사의 상처를 용기 있게 마주하는 국가"라며 "중국이 톈안먼 사태의 진상을 인정하고 상처 치유와 화해를 위한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라이 총통은 "건전한 정부는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지원해야 하며, 폭력과 감시로 그들의 꿈을 억압하고 의견을 묵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대중국 정책 전담 기구인 대륙위원회(대륙위)도 전날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의 이중적 역사관을 비판했다. 대륙위는 "중국이 1919년 5·4 운동은 대대적으로 기념하면서도, 1989년 6·4 톈안먼 사태에 대한 기억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며 "이러한 이중잣대는 중국의 사회적 모순 해결에 걸림돌이 될 뿐이며, 보편적 가치와의 거리만 넓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기념관. 사진=윤고은
대륙위는 올해가 대만의 총통 직선제 실시 30주년임을 언급하며 "대만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통해 자유민주주의가 중화권 사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면서 "중국 당국은 대만 인민의 민주적 선택을 존중하고 일방적인 압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대학생과 지식인들이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개혁을 요구하며 벌인 시위를 중국 당국이 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을 뜻한다. 수천 명에 이르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중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언급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다.
실제 중국 당국의 유족 통제는 한층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교도통신은 베이징 공안 당국이 희생자 유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묘지 참배를 금지하는 등 추모 움직임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족회 대표는 인터뷰에서 "당국의 감시와 도청이 날로 심해져 유족 간의 소통마저 차단되고 있다"며 "회원들의 고령화 속에서 사건이 역사 속으로 잊힐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한편,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도 이어졌다.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들을 지원하다 호주로 망명한 위안훙빙 전 베이징대 교수는 3일 일본 국회 강연에서 "중국 공산당은 대만과 일본을 세력 확장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며 "강력한 자위 능력을 갖추고 공동 대응하는 것만이 중국의 군국주의 행태를 저지할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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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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