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살해 시 즉각 개입” 미국의 최후통첩에 이란 “제재 완화 시 대화 가능” 응수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출발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당국의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공식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행보를 ‘레드라인’ 위반으로 규정하고 군사 옵션과 초강력 경제 제재를 동시에 검토 중이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발생 16일째인 12일(현지시간) 기준, 최소 648명의 시위대가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18세 미만 미성년자 9명도 포함됐다. IHR 측은 직접 검증된 사례만 집계한 수치라며, 실제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시신에서 근접 조준 사격 흔적이 발견되어 당국에 의한 즉결 처형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거리에서 불을 피운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진압 방식이 본인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서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란이 시위대 살해를 멈추지 않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이란의 경제적 고립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3국을 겨냥한 압박도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미 교역 시 25%의 관세를 즉시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백악관 역시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면서도 군사 행동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군사 옵션을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며 이란 군사·민간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공습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 시위 현장. AP=연합뉴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이란은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연락을 취했으며, 조만간 대면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위협이 없다면 핵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핵 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 완화와 군사 타격 재고를 요청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시위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리얄화 가치 폭락 등 최악의 경제난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전쟁 피해까지 겹치며 민심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국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 수뇌부는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번 사태를 외세 하수인들의 반역으로 규정하며 맞불 집회를 주도했으며, 온건 개혁파인 페제시키안 대통령마저 강력한 진압을 주문하며 정권 보위에 가세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섣부른 개입이 오히려 이란 정권에 ‘외부 세력 배후설’이라는 선전 빌미를 주어 시위대의 자생적 명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위협에 대해 “한 번도 맞아본 적 없는 수준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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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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