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양안 교류’에 파상공세… “민의 왜곡한 국공 간 정치 밀약”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4-13 21:43

대륙위원회 “선물로 포장된 설탕 바른 독약”… 정부 패싱 ‘국공화’ 프레임 경계

민진당 “인프라 연결은 정부 고유 권한”… 국가안전국 “지방선거 겨냥한 선거 개입”

라이칭더 총통, 아프리카 수교국 직항 순방… 중국 외교 압박 속 ‘정상 외교’ 맞불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정리원 주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정리원 주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당국이 최근 중국이 발표한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 촉진 조치를 두고 “대만 민선 정부를 배제한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사이의 부당한 정치적 거래”라며 강력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13일 자유시보와 중앙통신사(CNA) 등 대만 주요 언론에 따르면, 대만 현 정부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중국의 이번 조치가 양안 관계를 ‘국공화(국민당·공산당 주도)’ 및 ‘하나의 중국’ 프레임으로 고착화하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특히 중국이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대만 독립 반대를 교류의 전제로 삼아 대만 사회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만 정보기관 국가안전국(NSB) 차이밍옌 국장대만 정보기관 국가안전국(NSB) 차이밍옌 국장. 로이터=연합뉴스 


MAC는 이번 교류 조치를 “선물 보따리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체는 설탕을 겉에 바른 독약과 같다”고 비유하며, 중국이 양안 교류를 무기화하고 정치적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사회적 비용을 대만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집권 민진당 역시 즉각적인 반발에 나섰다. 좡루이슝 민진당 의원단 간사는 기자회견에서 “전기·가스·교량 연결 등 핵심 인프라와 국경 안보에 관한 사항은 정부가 책임지고 주관해야 할 공권력의 영역”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제1야당 주석이 정부를 우회해 중국 공산당과 공권력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대만 국민들이 이를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보양 의원 또한 “정치적 대가 없는 선물은 없다”며 이번 조치의 본질이 대만에 ‘일국양제’ 수용을 압박하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안보 당국은 이번 조치가 오는 11월 예정된 대만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략적 행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차이밍옌 국가안전국(NSB) 국장은 입법원 보고에서 “중국의 소위 선의적 조치들은 역사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특정 지역이나 산업군에 집중되어 왔다”며 “이는 명백한 선거 개입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라이칭더 대만 총통. EPA=연합뉴스

경제적 측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만 관광업계는 상하이와 푸젠성 주민의 대만 개인 관광 재개 가능성에 대해 실질적인 교류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2021년 이후 수입이 금지된 대만산 파인애플의 수입 재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으나, 중국이 내건 정치적 전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국제사회의 시각은 중립적이면서도 단호했다. 레이먼드 그린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장은 인터뷰를 통해 양안 간의 안정적인 교류를 지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위협을 중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방위적 압박 속에 라이칭더 총통은 ‘정상 외교’를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선다. 총통부는 라이 총통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아프리카 내 마지막 수교국인 에스와티니를 방문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옴스와티 3세 국왕의 즉위 40주년 행사를 계기로 이뤄지는 이번 방문은 이례적으로 미국 경유 없이 직항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의 외교적 고립 작전에 맞서 현재 12개국인 수교국과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실질적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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