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의 두 얼굴… 김문수 '외연확장' vs 장동혁 '집토끼 단속'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8-24 07:01

김문수, 안철수·조경태 끌어안기… "최악 피하자" 한동훈도 등판

장동혁, '우파 단일대오'로 맞불… 성일종 "김문수 사퇴" 단일화 압박

'확장성'이냐 '조직력'이냐… 당심의 저울, 투표율에 달렸다



국민의힘 당 대표, 과반득표 실패로 김문수·장동혁으로 결선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꽃다발을 받은 뒤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의 향방을 가를 최종 결선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김문수·장동혁 두 후보가 정반대의 해법을 들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24일 두 후보는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각각 '통합'과 '선명성'을 기치로 내걸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큰 틀에서 '반탄'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는 두 후보지만, 김 후보는 중도 및 개혁 성향 보수층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을, 장 후보는 핵심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한 '선명성'을 각각 전면에 내세우며 전략적 차별화에 사활을 걸었다.


◆ '반탄' 울타리 넘는 김문수… "찬탄 세력과도 대화"

김문수 후보는 '윤어게인'의 상징적 인물인 전한길 씨의 지지를 등에 업고도, 경선 레이스의 경쟁자였던 찬탄(탄핵 찬성)파와 친한(친한동훈)계까지 아우르는 '빅텐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차 경선에서 낙마한 안철수·조경태 의원의 지지층을 흡수하여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는 입체적 계산이 깔린 행보다.


실제로 김 후보는 지난 22일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탄핵 찬성 세력과도 만나 대화하고 토론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우리 당에 꼭 필요한 분들"이라고 평가,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수사를 넘어 다음날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김 후보는 23일 안 후보와 오찬 회동을 가졌으며, 조 후보와는 전화 통화를 통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안 후보와의 만남에서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한 협력 필요성에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이러한 통합 행보는 장동혁 후보와의 차별 점을 부각해, 1차 경선 과정에서 그 위력이 확인된 '친한계' 표심까지 끌어안으려는 다층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 후보가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이 입장을 유지한다면 함께 갈 수 없다"며 찬탄파와의 연대에 선을 그은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이러한 김 후보의 노력에 친한계 역시 호응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전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며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사실상 장 후보가 아닌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이러한 친한계 포용 행보가 당원 투표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선명성' 택한 장동혁… "우파 총단결로 단일대오"

이와 대조적으로 장동혁 후보는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인사'를 겨냥한 쇄신론을 재점화하며, 연일 강성 지지층의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결선이 '반탄' 주자 간의 양자 대결로 확정된 만큼, 변동성이 큰 '찬탄' 표심을 얻기보다 뚜렷하고 강한 메시지로 전통적 지지층을 완벽하게 묶어두는 것이 승리의 방정식이라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 후보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파 국민이 총 단결해 단일 대오로 투쟁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통합의 대상을 '우파 국민'으로 명확히 한정했다. 동시에 김 후보의 대통합론을 향해서는 '막연한 통합'이라며 평가 절하 했다.


장 후보의 강경 노선은 당내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보유한 '조직표'를 확실히 다지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후보 및 친한계와 대립각을 분명히 세울수록, 과거 탄핵 국면에서 한 전 대표와,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와 대치했던 친윤(친윤석열)계 등 구주류의 표심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쏠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진인 성일종 의원은 23일 "변화와 쇄신을 위해 새롭고 젊은 세력이 등장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라며 사실상 김 후보의 사퇴와 장 후보로의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구주류와 가까우면서도 계파색이 엷은 인물로 평가받아 그의 발언은 당내 기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운명 가를 '투표율'… 통합이냐, 결집이냐

이처럼 두 반탄 후보가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서, 최종 승패는 '결선 투표율'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표율이 높을 경우, 이는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일반 당원이나 개혁 성향 보수층의 참여가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외연 확장을 꾀하며 통합 행보를 보인 김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반대로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핵심 강성 당원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면서 장 후보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김 후보의 '대통합' 노선이 외려 일부 지지층의 이탈을 야기해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근거한다. 즉, 그의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찬탄·친한계 일부가 투표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24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투표(80%)와 국민여론조사(20%)를 거쳐 오는 26일 새로운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당의 미래를 '외연 확장'에 둘 것인지, '정체성 강화'에 둘 것인지를 묻는 당원들의 최종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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