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공방'과 '검사 눈물'… 대검 국감, '보완수사권' 놓고 정면 충돌

이우창 기자

등록 2025-10-28 08:34

안미현 검사 "보완수사권 존치" 항변에… 민주 "검사스럽다" 십자포화

"대장동 조작기소, 공소 취소해야" vs 국민 "사법체계 초토화 시도"

'대장동 증인 진술' 공방에 '보완수사' 논쟁 격화… 추미애 위원장, 질서유지권 발동



질의하는 추미애 위원장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2025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개회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초반부터 짙은 전운이 감돌았다. 여야 위원들은 현 정권과 전임 정권을 동시에 겨냥하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공소 유지 타당성 및 '검경 수사권 분리'의 파생 쟁점인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두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격렬한 논쟁을 전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들이 연루되어 기소된 대장동 사건을 '기획된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특히 핵심 관계자인 남욱, 정영학 등의 법정 증언이 최근 검찰의 회유와 압박 정황 속에 뒤집힌 점을 집중 거론하며, 이는 검찰이 무리하게 '이재명 대통령 흠집내기'를 시도한 조작 기소의 방증이라고 공세를 폈다. 


전현희, 서영교 의원 등은 "핵심 증언의 신뢰성이 송두리째 흔들린다"며 검찰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한편, 유죄 입증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공소 취소'라는 결단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서문 제출하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 기관 증인으로 출석, 추미애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증인들의 진술에 일부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 것은 보고받았다"고 현상은 인정하면서도, "법정에서 제기된 사안은 마땅히 법정에서 그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공소 취소는 "진범이 특정되거나 고소가 취하되는 등 극히 이례적인 상황에서만 고려된다"고 강조하며, 재판이 한창인 사안을 검찰이 자의적으로 종결하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요구가 '노골적인 사법 방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5개의 재판을 모두 무력화시키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신동욱 의원 등은 민주당이 거대 의석수를 앞세워 국무위원 탄핵을 밀어붙이더니, 이제는 사법 시스템의 근간인 검찰의 기소권마저 흔들며 헌정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대장동 관련 공방이 첨예한 '정치적 현안'의 성격을 띤 가운데,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대폭 축소된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 역시 국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는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과 수사 현장의 실무적 공백이라는 현실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쟁점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안미현 검사는 "아동·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보완수사권이 검찰에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고 실무적 고충을 토로하며 강력히 주장했다. 


안 검사는 대표적인 예로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고소인이 불복하는 '항고 사건'을 제시했다. 현행법상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제한되면서, 검찰이 직접 사건을 다시 살피지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을 문제 삼았다.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미현 서울중앙지검 검사안미현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 절차가 "경찰 수사 후 송치, 검찰의 불기소, 이에 대한 불복, 다시 경찰의 보완수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사법 절차가 과도하게 지연되는 부작용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신속한 피해 구제를 받아야 할 범죄 피해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안 검사의 소신 발언에 민주당 위원들은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리 우려된다면 중수청에 지원하라", "검찰 조직만큼 오만한 집단이 없다", "전형적인 '검사다운' 발상"이라며 안 검사의 증인 자격과 발언의 순수성을 문제 삼으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안 검사는 "윤석열 총장 재임 시절 징계까지 감수했던 검사"라고 응수하며, 자신을 '정치적 검사'로 낙인찍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거 검찰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를 한 점은 시인한다"면서도 "그 폐단으로 인해 형사사법 시스템의 순기능마저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오전에 APEC 정상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명분으로 정쟁 중단을 당부했음에도, 오후 국감에서는 '대장동 의혹'과 '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격화되며 회의장은 소란과 삿대질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결국 추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행사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발언을 중지시키고 퇴장을 명했다. 또한 감정이 격해진 안 검사를 향해서도 발언 제한을 경고하는 등 강력한 의사진행으로 국정감사를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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