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비경을 걷다, 젊음의 파도를 만나다

이우창 기자

등록 2025-11-07 16:03

하조대 '애국송' 절경부터 '서핑 메카' 죽도정까지… 해파랑길 42코스



 하조대 '애국송' 사진=임헌정 기자


동해안의 대표 명승인 하조대와 죽도정을 잇는 해파랑길 42코스가 걷기 여행자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 코스는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지역을 잇는 약 4,500km의 '코리아둘레길'의 일부다.


코리아둘레길은 '대한민국을 재발견하며 함께 걷는 길'이라는 비전 아래 조성됐으며,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DMZ 평화의 길로 이루어진다. 




 해파랑길 42코스 해변길. 사진=임헌정 기자


이 중 해파랑길이 2016년 5월 가장 먼저 개통됐다. 올해 10월 기준 1개 코스 이상 완보 인증자는 5만여 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단체 걷기 프로그램이 생기고, 제대 후 복학을 앞둔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완보 사례가 나오면서 걷기 여행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약 750km) 중 양양군에 속한 42코스는 총 9.7km 거리다. 




 해파랑길 42코스 38선 휴게소 부근. 사진=임헌정 기자


해파랑길 1코스(오륙도)는 광안리, 해운대를 품고 있어 '간판 코스'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42코스를 포함한 해파랑길은 해발 고도가 최고 35m에 불과하고 경사도가 낮은 '하' 등급이며, 숙박시설과 편의점이 잘 갖춰져 '여행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루누비' 앱의 '따라가기' 기능은 경로 이탈 시 경고를 보내며, 스탬프를 찍지 않아도 자동 인증을 지원해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하조대 전망대 앞. 사진=임헌정 기자


여행자센터인 '코둘 쉼터'에서는 '길동무'라 불리는 가이드의 해설을 듣거나 짐 보관, 긴급 택배 수령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코스의 북쪽 끝인 하조대는 조선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의 이름을 딴 정자로,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이다. 바위 절벽에 뿌리내린 200년 넘은 '애국송'은 애국가 영상 배경에 자주 등장하며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인근 전망대에서는 하조대, 중광정, 동호해수욕장까지 하나로 이어진 긴 모래 해변과 설악산 대청봉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38선 휴게소. 사진=임헌정 기자


길 중간에 위치한 38선 휴게소는 분단의 현실을 환기시키는 장소다. 1945년 설정된 38선은 수많은 강과 도로, 철도를 단절시켰으며, '부엌은 남한, 마루는 북한' 같은 비극적 사례를 낳기도 했다. 


1953년 휴전선으로 대체됐으며, 양양 지역은 1950년 10월 1일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국군의 날이 제정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죽도정. 사진=임헌정 기자


남쪽 끝인 죽도정은 1965년 주민들이 모금해 지은 일출 명소다. 과거 섬이었으나 현재는 육지와 연결된 죽도(둘레 1km, 해발 53m)는 선녀탕, 부채바위 등에서 파도와 염분에 의해 바위에 구멍이 뚫린 독특한 타포니(tafoni) 지형을 관찰할 수 있으며, 볼더링 동호인들도 즐겨 찾는다.




 죽도 해변의 서퍼들. 사진=임헌정 기자


최근 양양은 서핑의 '메카'로 부상했다. 인구 3만 미만의 양양군은 본래 남설악, 오색천 등으로 인지도가 높았으나, 서핑을 통해 젊고 이국적인 활력을 더하고 있다. 해파랑길 42코스는 서피비치, 기사문해변, 죽도해변 등 주요 서핑 명소를 아우르는 '서핑로드'와 거의 겹친다. 


죽도와 인구해변이 '원조'로 꼽히며, 현재 서핑로드에는 국내 서핑용품점의 3분의 1가량이 밀집해 '서핑 성지'임을 입증한다. 얕은 수심과 넓은 해변이 좋은 파도를 만들어내며, 파도 질이 더 좋아지는 겨울에도 서핑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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