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상에서 美 마약범죄 피고인으로… 부상 입은 영부인도 동석해 무죄 피력
맨해튼 헬기이착륙장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는 마두로.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으로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63)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압송 이틀 만인 5일(현지시간) 미국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낮 12시 정각, 법정 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마두로 대통령은 남색 반소매 수의와 카키색 바지 차림에 양쪽 발목에는 구속장치를 착용하고 있었다. 불과 사흘 전까지 베네수엘라를 이끌던 통치자가 피고인 신분으로 미국 법정에 선 것이다.
헬기에서 내려 호송차량으로 향하는 마두로 대통령. 뉴욕 EPA=연합뉴스
마두로 대통령은 자리에 앉기 전 변호인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비교적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심리 도중에는 책상 위 종이에 내용을 계속 메모하며 통역용 헤드폰을 통해 재판 진행 상황을 경청했다.
앨빈 헬러스타인 예심 판사 주재로 열린 이날 기소인부절차에서 재판부는 마약 테러 공모 등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 요약본을 낭독했다.
법원 청사로 진입하는 마두로 호송추정 장갑트럭.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신원 확인 질문에 마두로 대통령은 스페인어로 "나는 베네수엘라 공화국의 대통령이며 1월 3일부터 이곳에 납치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유죄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나는 결백하다. 품위 있는 사람이며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뒤이어 출석한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는 체포 과정의 부상을 반영하듯 눈과 이마에 붕대를 붙인 모습이었다. 자신의 입장을 길게 설명하려던 마두로 대통령과 달리, 플로레스는 신원 확인 후 짧고 단호하게 결백을 주장하며 "나는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이며 완전히 결백하다"고 답변했다.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출석한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청사 부근에서 시위대가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 군사작전을 비판하는 피켓을 내걸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압정에 대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연합뉴스
마두로 측 변호인은 줄리언 어산지를 변론했던 배리 폴락 변호사가 맡았다. 변호인단은 보석 신청 대신 미군의 군사작전을 통한 체포의 적법성을 문제 삼고 국가원수의 면책특권을 적극 주장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미 연방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수천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군과 법무부 당국자는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에서 마두로 부부를 체포해 뉴욕으로 압송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중무장한 DEA 요원들과 함께 헬기와 장갑차로 호송되는 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으며, 법원 주변은 안전 펜스와 무장 경찰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었다. 법원 밖에서는 마두로 독재 심판을 촉구하는 측과 미국의 군사 개입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동시에 집회를 열며 혼잡을 빚었다.
재판부는 다음 심리 기일을 3월 17일로 지정했다. 법조계에서는 전직 국가 정상이 군사작전으로 체포되어 회부된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본 재판이 시작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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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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