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전면·중장기 국가별·장기 품목별 '다층 구조' 관세 전략 수립
'150일 내 새 체계 구축' 사활…법적 분쟁 및 여론은 변수
작년 4월 백악관서 상호관세 정책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무효화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마자 무역법 122조를 꺼내 들어 15% 보편 관세를 부과하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그는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미국 행정부는 무역법 내 다양한 조항을 조합해 기존 관세와 동일하거나 더 강력한 효과를 내는 '플랜B'에 시동을 걸었다. 가장 먼저 투입된 카드는 무역법 122조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에게 심각한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무역법 122조 기반의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며,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을 기해 이를 발효했다. 이어 하루 만에 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강공을 이어갔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위법 판결을 받은 기존 IEEPA 기반 관세 징수를 중단하는 동시에, 122조에 따른 신규 관세 징수 체계로 신속히 전환했다.
미국 뉴욕 컨테이너 터미널. AFP=연합뉴스
무역법 122조는 사전 조사 없이 즉각 발령할 수 있는 강력한 기동성을 갖췄으나, 특정 국가를 표적으로 삼을 수 없는 보편 관세 형태이며 적용 기간이 150일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의회 승인 없이는 연장이 어려워 트럼프 행정부는 이 기간을 새로운 관세 체계를 설계하는 '골든타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150일 이후를 대비한 장기전의 핵심 축은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가 될 전망이다.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관세율 상한이 없고 연장이 가능해 영구적인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미 중국과 브라질에 대해 301조 조사를 시작했으며, 과잉 생산 능력을 갖춘 아시아 국가들로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특정 산업에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이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이어 의약품과 반도체 등 첨단 제품으로의 확대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1930년대 제정된 관세법 338조도 대안으로 부상했다.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국가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이 조항은 조사 의무나 기한 제한이 없어 강력한 압박 카드로 평가받는다.
종합하면 미국은 무역법 122조로 단기적 시간을 벌고, 301조(국가별)와 232조(품목별)를 결합한 '다층 구조' 관세 장벽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드라이브가 안착하기까지는 법적·시간적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122조 발동 요건인 '심각한 국제 지급 문제'에 현재의 무역적자가 해당하는지를 두고 소송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150일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정교한 대체 관세 체계를 완비할 수 있을지가 이번 관세 전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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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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