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하루 만에 ‘위기’… 상호 합의 위반 경고하며 갈등 고조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4-09 20:29

이스라엘, 레바논 대규모 공습 지속에 이란 강력 반발

이란,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재봉쇄… 유조선 통행 중단

트럼프 “합의 이행 안 하면 사격 시작” 군사 압박 재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도시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도시. 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전격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정면 충돌했다. 사실상 휴전 체제가 출범과 동시에 붕괴 위기에 직면한 형국이다.


이란은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 지속에 반발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휴전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예정된 협상은 진행하겠다는 기류가 감지되는 등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대화의 끈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휴전 발표 이후 가장 큰 쟁점은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레바논 공격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레바논 전역 100여 곳을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182명이 숨지고 900여 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밴스 미국 부통령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완수해야 할 목표가 남아 있으며, 휴전 합의에 헤즈볼라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공격 지속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이란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이자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에 “휴전과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개방을 약속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다시 닫혔다. 이란혁명수비대가 모든 선박 통행을 중단시키면서 유조선 이동이 전면 마비됐다.


선박 유출입을 추적하는 케이플러(Kpler)는 휴전 합의 이후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 단 한 척도 없다고 분석했다. 상선 수백 척의 발이 묶인 가운데, 이란은 기뢰 위협을 명분으로 혁명수비대의 사전 승인과 특정 항로 이용을 강제하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인접국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드론 도발이 이어지며 지역 내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란이 강경한 태세를 유지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가 준수될 때까지 미군이 이란 주변에 잔류할 것”이라며 “합의 미이행 시 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휴전 조건 불이행에 따른 ‘심각한 대가’를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 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실무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하며, 이란 대표단도 진지한 대화를 위해 도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의 시각차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허용 등 10개항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미 백악관은 이를 이미 폐기된 카드라 일축하며 우라늄 농축을 절대적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다.


국제사회는 조속한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UN)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휴전에 중대한 위험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스페인, 호주 등 주요국 정상들은 휴전 범위를 레바논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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