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마라톤 회의 끝 '의견 표명 최종안' 과반 가결
충분한 논의 없는 법 개정에 유감... "사법 신뢰 회복 책임 통감"
법원행정처, 법관 보호 위한 '직무소송 지원센터' 설립 추진
13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법관 대표들이 '사법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공포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강행된 입법 과정에 유감을 표하고, 향후 발생할 사법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공식화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3일 사법연수원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재석 대표 과반수 찬성으로 '사법 3법 관련 의견 표명 최종안'을 의결했다. 법관들은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와의 실질적 협의가 전무했던 점을 지적했다. 특히 졸속 입법으로 인해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되었으며, 이는 결국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날 의결된 최종안에는 제도별 핵심 우려 사항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우선 '재판소원'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기다려야 함에 따라 분쟁의 종국적 해결이 지연되고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법관 증원' 역시 상고심의 비대화를 초래해 하급심(사실심)의 우수 인력 유출과 재판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역설적 상황을 낳을 것이라 경고했다.
가장 큰 쟁점인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법관의 양심적 판결을 표적으로 한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위험성을 제기했다. 법관들은 이를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법관 보호를 위한 실무 대응책을 내놓았다.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 사무관을 충원해 '직무소송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부당한 소송에 휘말린 법관을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형사재판 지원 TF'를 통해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수립하고 타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여 예산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13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심각하게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신임 의장으로는 강동원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가 선출됐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강 의장의 선출은 사법부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내부 안정을 우선시하려는 법관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법원행정처에 ▲ 사법 3법의 개정 과정 및 시행 이후의 법원행정처 후속 조치 ▲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사법 개정법안에 대한 경과 및 법원행정처의 의견 ▲ 헌법재판소 파견인력 현황 및 향후 계획 ▲ 최근 있었던 예산 항목의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한 설명도 요청했다.
온오프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한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 등 관계자들은 이 가운데 법왜곡죄 도입과 관련한 대응 방안으로 '직무소송 지원센터'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무관을 충원해 법관 고소·고발 지원을 전담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행정처는 또 법왜곡죄 대응책인 '형사재판 지원 태스크포스(TF)'가 격주로 만나 진행단계별 매뉴얼 제작, 타 기관과 협력, 해석기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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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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