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는 '고배당 잔치', 국민 노후자금은 '구멍'… 대체투자 책임투자 원칙 부재가 화근
홈플러스 강서점 본사 (사진= 안철수)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이 홈플러스 투자로 인해 수천억 원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이는 사모펀드의 단기 이익 추구를 제어할 '책임투자' 원칙이 대체투자 분야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국민연금으로부터 6,121억 원을 투자받았다.
MBK는 홈플러스의 알짜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단기 자금을 확보, 이를 투자자 고배당 재원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홈플러스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약화시켰고, 결국 홈플러스는 유동성 위기를 겪다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MBK는 이익만 챙기고 손실은 사회에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사태로 국민연금의 손실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 투자액 295억 원은 전액 손실 가능성이 크며, 5,826억 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역시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MBK로부터 받아야 할 총금액이 약 9천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는 국민연금의 미흡한 책임투자 제도가 지적된다. 국민연금은 주식·채권 운용사 선정 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평가하지만, MBK와 같은 사모펀드가 속한 대체투자 분야에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장기적 안정성보다 단기 수익에 치중하는 운용사가 국민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도록 방치한 셈이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야 관계 부처는 대체투자 분야에도 책임투자 원칙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문제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는 수익성 논리에 밀려난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현실을 보여준다.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막으려면 대체투자 분야에도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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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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