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텔스기 50여 대 중동 급파, 이란은 핵시설 요새화 및 전시체제 전환
밴스 부통령 "레드라인 위반 분명", 호르무즈 해협 전운 고조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결렬되면서 양국이 무력 충돌의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군의 동향을 근거로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이란은 미국의 무력 사용에 대비해 국가 전체를 전시체제로 전환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정권은 최근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지휘 권한을 분산했다. 이는 지휘부 와해 시 일선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방어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미국의 주요 표적인 핵 프로그램 운용 시설을 요새화하고, 내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확대하며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훈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혁명수비대 제공
이란은 경제난과 반정부 여론이라는 내부 악재 속에서 맞이한 외부의 군사 압박으로 인해 정권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수십 년 만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제네바 대학원의 파르잔 사베트 연구원은 "이란은 1988년 이라크 전쟁 종료 이후 최악의 군사적 위협에 처했다"며 "지도부 참수 작전을 방지하고 핵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스파한 핵 시설과 지하 터널 단지 입구를 콘크리트와 암석으로 보강하는 등 공습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혁명수비대 해군이 전진 배치됐으며, 러시아 군함도 합동 훈련을 위해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에 입항하며 힘을 보탰다.
미국 역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최근 24시간 동안 F-35 스텔스기와 F-16 등 전투기 50여 대를 중동 지역으로 급파했다. 이는 단순한 병력 이동을 넘어, 실제 타격 임무 수행이 가능한 공격 편대를 24시간 내에 집중 배치한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증파가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며, 향후 B-2 스텔스 폭격기 등이 본격적인 타격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2026년 2월 6일 아라비아해에서 촬영된 미국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전단(CSG) 소속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 72), 알리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프랭크 E 피터슨'호(DDG 121), 루이스앤드클라크급 군수지원함 '칼 브래시어'호(T-AKE 7)호의 모습. [크레딧 원문 표시 유지 필수. 미국 해군 제공
앞서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핵 협상은 가시적 합의 없이 종료됐다. JD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이란이 해결할 의지가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2주 안에 구체적인 제안을 가지고 복귀하겠다고 밝혔으나,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 행정부 소식통은 "향후 몇 주 안에 군사 행동이 일어날 확률은 90%에 달한다"고 전했다. 현재 상황은 실제 전면전과 고도의 압박 외교 사이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를 고조시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특유의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마이클 루빈 전 국방부 관리는 "외교를 성공시키려면 실제로 전쟁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현 상황이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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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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