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제3국 의존 탈피해야" 모스크바·민스크에 특사 파견
폴란드·스웨덴 "시기상조" 반발, EU 차원 공통 분모 찾기 고심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국면에서 유럽의 독자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프랑스의 제안을 두고 유럽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럽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제3자에 의존하지 않도록 러시아와 논의를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에서 탈피하여, 유럽 안보를 위해 독자적인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프랑스 엘리제궁은 이달 초 외교수석을 모스크바에 급파해 양자 대화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벨라루스 민스크에도 관계자를 보내 우방국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러시아와의 대화가 더는 외교적 금기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EU 본부.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유럽 내부의 반응은 냉담하다. 독일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러시아와의 협상이 반드시 미국, 우크라이나와 조율되어야 한다며 병행 채널 개설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영국의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 역시 푸틴의 평화 의지를 신뢰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들도 우려를 표했다. 폴란드는 시기상조임을 강조했고, 스웨덴은 대화 재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조율되지 않은 독자 행동은 결과적으로 푸틴을 돕는 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바라보는 젤렌스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대화의 주체보다 무엇을 이야기할지가 우선"이라며 유럽의 요구 사항을 담은 공식 목록을 회원국들에 회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유럽과의 대화를 오로지 유럽에 굴욕을 안기는 데 이용할 것"이라며 대화 대신 강력한 압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견은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프랑스의 접근 방식에 환영의 뜻을 비쳤다.
유럽 내 외교적 주도권을 둘러싼 이번 갈등 속에, 13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와 EU 비공식 정상회의가 유럽의 대러시아 외교 기조를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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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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