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감시'와 '인질 귀국'…판결문이 폭로한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민낯

이우창 기자

등록 2025-10-13 12:00

"고수익 코인 일자리" 유혹에 넘어간 2030 청년들, 12시간 감시 노동과 벌금에 착취당해



캄보디아 검찰에 기소된 한국인 대학생 살해 혐의 중국인 3명'온라인 스캠' 범죄조직과 전쟁에 나선 캄보디아 당국 합동단속반이 지난 8월 캄폿주에서 펼친 단속 작전에서 체포한 중국인들을 캄보디아 국영 AKP통신이 보도했다. AKP통신 홈페이지 캡처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현지 로맨스스캠 범죄 조직의 감금·착취와 같은 충격적인 운영 실태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캄보디아 콜센터에서 근무한 20~30대 한국인 조직원 3명에게 범죄단체 활동 및 사기 혐의로 징역 2년 4개월에서 3년 2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약 3주간 13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5억 8천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중국인 총책이 운영하는 이 조직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했다. 조직원들은 CCTV가 설치된 사무실에서 하루 12시간 근무했으며, 지각 시 벌금을 내고 실적이 부진하면 야근을 해야 했다.


휴대전화 사용, 사적인 대화, 개인 계정 로그인 등은 금지됐다. 조직원 통제는 감금에 가까울 정도로 삼엄했다. 사무실 출입 시 중국인 관리자에게 셀카를 보내 인증받아야 했으며, 건물 입구와 각 층에는 총기를 든 현지 경비원들이 배치되어 조직원들의 이탈을 막았다. 


탈퇴 의사를 밝힌 조직원에게는 미화 1만 달러의 벌금을 물렸고, 귀국 시에는 다른 조직원을 '인질'로 남겨야만 다음 사람이 나올 수 있는 비인간적인 규칙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코인 관련 일"이라는 말에 속아 항공권과 숙소를 제공 받고 현지로 건너갔으며, 조직 내에서는 가명을 사용해 서로의 신원을 알지 못했다.


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이번 사건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폐해를 낳는 중범죄이며, 국외에 기반을 두고 있어 소탕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한 사실과 함께, 위압적인 조직 분위기 때문에 쉽게 벗어나지 못했던 특수한 상황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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