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승부수 혹은 도박… ‘중국 포함’ 다자 핵합의 노리나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2-05 23:39

러시아 유감 속 "중국은 거부", 안개 속으로 사라진 핵 군축

서브: 러시아 유감 속 "중국은 거부", 안개 속으로 사라진 핵 군축



러시아의 이동식 ICBM 발사대러시아의 이동식 ICBM 발사대. 타스=연합뉴스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의 유일한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최종 결렬되어 5일(현지시간)부로 효력을 상실했다. 이로써 반세기 넘게 이어온 미·러 간 핵무기 제한 틀이 모두 사라지게 되어, 글로벌 핵 군비 경쟁 과열과 안보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일 자정(한국시간 5일 오후 2시)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제안한 '1년 조건 없는 연장'안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이 지나면 효력이 중단될 것"이라며 조약 만료를 공식화했다. 러시아 측은 조약 만료 상황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향후 핵무기 분야에서 책임 있는 접근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뉴스타트는 1972년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1) 이후 이어져 온 핵 군축 체제의 마지막 유산이다. 양국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협정, 중거리핵전력조약(INF) 등을 거쳐 2011년 뉴스타트를 발효했으나, 이제는 어떠한 구속력 있는 제한도 없는 상태로 마주하게 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반세기 만에 미·러 핵무기에 대한 구속력 있는 제한이 사라진 현 상황을 국제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이라 규정하며 즉각적인 후속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미군 전략폭격기미군 전략폭격기. EPA=연합뉴스 


이번 조약 종료의 배경에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깊은 불신과 더불어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 질서 재편 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기존의 양자 구도를 넘어 중국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다자간 핵 군축 프레임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은 자국과 러시아가 조약에 묶인 사이 중국이 핵 역량을 고도화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러와는 전력 차원이 다르다"며 핵 군축 협상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협상 확대 시 영·프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다자간 합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기술적 진보에 따른 군사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기존 군축 체제를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과 러시아의 핵추진 순항미사일 등 상대의 핵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신무기 개발은 기존의 '상호확증파괴(MAD)'에 기반한 핵 억제 균형을 흔들고 있다.


뉴스타트는 그동안 양국의 실전 배치 핵탄두를 1,550개로, 운반체(ICBM, SLBM, 전략폭격기)를 700기로 제한해왔다. 2023년 기준 미국은 1,419개의 핵탄두를, 러시아는 2022년 기준 1,549개의 핵탄두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의 투명성을 보장하던 마지막 제도적 장치인 정보 공유와 사찰이 전면 중단되면서, 글로벌 안보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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